지난 7일 영국에서 체포된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공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일부 국가 정상과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어산지 체포를 비판하고 나섰다. 어산지가 촉발시킨 '위키리크스 대전'은 국가권력 대 시민사회(일부 해커를 포함해)의 양상이었으나 대결의 구도가 달라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어산지의 구금은 '서구 국가들'의 이중성을 드러내는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두 정상은 원래부터 미국에 고분고분하게 구는 타입은 아니었다. 일각에서는 어산지가 촉발시킨 논쟁이 미국 패권에 대한 도전으로 비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푸틴 총리는 "완전한 민주주의라면 왜 어산지를 감옥에 숨겼는가, 그것이 민주주의인가"라고 물으며 어산지를 체포한 서구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해 민주주의를 운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틴 총리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 전문에서 자신을 '부패하고 비민주적인 관료국가의 우두머리(알파 독)'으로 묘사한 것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편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어산지의 구금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며 어산지에 대해 연대감을 표시했다. 룰라 대통령은 "당국이 어산지를 체포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가 한 건이라도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말하며 서구 시민들의 '이중성'을 꼬집기도 했다.
유엔 인권 최고대표 "위키리크스에 대한 압력 우려한다"
유엔(UN)의 인권 수장인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구 인권고등판무관)는 같은날 위키리크스에 대한 재정 압박 및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라는 정부의 압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필레이 대표는 이날 제네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은행과 신용카드 회사,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 등 민간기업에 대해 위키리크스에 대한 기부금 제공과 웹 호스팅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조치는 정보 공개에 대한 검열 시도로 해석될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위키리크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필레이 대표는 "만약 위키리크스가 불법적인 행위를 했다면 이는 사법체계를 통해 다뤄져야 하며, 제3자에 대한 압력이나 협박을 동원해선 안 된다"며 미국 정부의 압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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