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연합훈련) 관련 보도를 보고 있으며 예의주시하고(慣注) 있다"고 말했다. 훙 대변인이 사용한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표현은 통상 '우려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훙 대변인은 "현재 상황에서 관계된 각 측이 더욱 긴장 완화와 한반도 평화에 유리한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이번 연합훈련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 ⓒ뉴시스 |
이번 브리핑에서는 '연평도 사태'와 관련한 언급도 있었다. 훙 대변인은 "사람이 다치고 재산 손실이 난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태 진전을 우려하고 있다"며 "각 측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하며 평화에 해를 끼치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남북한이 냉정과 절제를 지키고 대화접촉을 하루빨리 시작해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이전의 신중한 입장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또한 "중국과 미국이 한반도의 형세에 대해 밀접한 소통을 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대화와 협상으로 타당하게 각 측의 관심사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 문제를 해결해 장기적으로 동북아의 안정을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미일 3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북한에 대한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하며 구축한 압박 공조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기존 태도를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외교부장 방한 연기…항공모함 때문?
한편 훙 대변인은 오는 26~27일로 예정됐던 양제츠 외교부장의 방한이 연기된 이유에 대해서는 "일정 문제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훙 대변인은 양제츠 외교부장의 방한 연기를 한국 정부가 이해해준데 감사하며 차후에 일정을 다시 논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외교통상부는 25일 오전 브리핑에서 중국 외교부가 24일 밤 11시 양제츠 외교부장의 방한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양 외교부장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양 부장의 방한 연기가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가 참가하는 서해상에서의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한 항의의 뜻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천안함 사태' 이후 지난 7월의 서해상 한미 연합훈련에도 이 배가 참가하기로 했었지만 중국 측의 항의로 무산된 바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