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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징병제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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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징병제 폐지

내년 7월부터 시행…독일사회 전반적 변화 예상

독일 정부가 2011년 7월부터 징병제를 사실상 폐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개혁안은 2차대전 이후 가장 급진적인 국방 개혁이며 또한 독일 사회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칼-테오도르 추 구텐베르크 독일 국방장관은 22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군고위급 회의에서 정부가 내년 7월 1일부터 징병제 시행을 '유예'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텐베르크 장관은 '유예'라고 표현했지만 이는 사실상 폐지로 볼 수 있다. 그는 이번 결정이 "책임감 있고 올바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화는 '독일 연방군이 비효율적이며 현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군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른 것이다. 구텐베르크 장관은 현재 25만 명에 달하는 독일군 중 해외 파병이 가능한 인원은 7000명에 불과하다며, 징병제가 파병 등 해외 작전능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텐베르크 장관은 새로이 독일군을 모집할 때는 해외 임무수행능력이 잣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2004년 국제보안지원군(ISAF) 소속 독일군 병사들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도심지에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으로는 이번 군 개혁은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번 개혁안에서 80억 유로의 국방 예산을 삭감하는 것을 목표로 대규모 인원 삭감과 비효율적 관료 기구를 축소하는 작업이 예고됐다.

독일 군은 현재의 25만 명에서 18만5000명까지 감축되지만 해외 파견이 가능한 병력은 현재의 7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드레스덴 회의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같은 날 군 고위 관계자들에게 "여러분은 현대화되고 강한 독일을 만드는 데 명확한 기여를 할 수 있다"며 스스로 "변화의 상징"이 되어 정부의 다른 부문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기회를 농치지 말라고 호소했다.

지난 15일 전당대회에서 기독교민주당과 기독교사회당 연정은 메르켈 총리를 재신임하면서 징병제 폐지를 지지했고, 메르켈 총리는 군 개혁에 있어서 가장 큰 정치적 장애물을 극복했다.

징병제 폐지의 의미는?

독일 연방군은 1955년 창설됐고 징병제는 그 2년 후부터 시행됐다. 징병제는 군과 시민사회의 유대를 강화해 1930년대 나치 정권이 직업군인들을 이용해 군국주의의 길로 접어들었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방안이라고 평가돼 왔다. 하지만 국방 전문가들은 징병제로 인해 군의 현대화가 지연됐다고 말한다.

이번 개혁은 단지 국방개혁일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제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18세의 젊은이들 중 수천 명은 매년 건강상의 이유나 평화주의적인 신념 때문에 군 복무 대신 대체복무를 선택했다. 이들은 주로 병원이나 요양원 등 사회복지 시설에서 돌봄노동을 제공했다. 전체 9만 명에 달하는 이 노동력을 대체할 계획도 군 개혁과 함께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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