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19일 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회담을 열자'는 북측의 제안에 대해 "회담을 하려면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에 대한 동결·몰수 조치부터 철회해야 한다"는 통지문을 발송했다. 북측의 회담 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17일 "(북한의) 부동산 동결·몰수 조치가 부당하다는 것을 거듭 지적하고 회담 재개를 위해선 해당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통지문은 이날 오전 10시 경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북측에 전달됐다.
지난 11일 북한은 금강산 관광 담당 부서인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오는 19일 개성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논의할 당국간 회담을 갖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종주 부대변인은 "금강산 관광 재개 회담은 지난 2월 8일 열린 금강산·개성 관광 관련 당국간 실무회담의 연장선상에서 개최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부당한 동결·몰수 조치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회담을 할 만한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 관련 회담에 앞서 이른바 '3대 조건'(관광객 사망사건 진상규명, 재방방치 대책 마련, 신변 안전 보장 강화)이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정부가 동결·몰수 해제까지 요구하면서 너무 많은 걸 조건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회담에서 만나 얘기하면 되는 문제를 회담 개최의 선결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회담 및 관광 재개에 대한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북한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함으로써 오는 25일 열릴 남북 적십자회담 결과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담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 "관광 재개 회담이 열리면 25일에 진행되는 북남 적십자회담에도 유리한 분위기가 마련될 것"이라 전했다. 금강산 관광 문제를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와 연계시키려는 북한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남측 정부의 입장은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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