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과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16일 "각계에서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을 제기하는 만큼 이와 관련한 내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통일부가 백두산 화산 폭발과 관련해 무얼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통일부 내에서 TF를 꾸린다면 북한 정세 분석이나 교류·협력을 담당한 부서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이 화산 폭발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겠냐는 것이다.
이날 통일부 관계자가 TF가 꾸려진다면 업무를 담당할 부서 중 하나로 '인도지원과'를 거론하자 몇몇 기자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관계자도 멋쩍은 듯 같이 웃으며 "인도지원과는 북한의 산림과 자연 관련 정책도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도적 대북 지원을 담당해 온 부서가 북한의 '산림과 자연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백두산 관련 TF에 참여한다는 것은 다소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부서가 산림과 자연을 담당 영역으로 하는 것은 일반적인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구호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목적이지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백두산 화산 폭발은 차원이 전혀 다른 얘기라는 것이다.
다른 통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은 검토 단계일 뿐 TF가 실제 구성된 것도 아니다"며 구체적인 대답은 피했으나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을 통일부가 전문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정보나 첩보를 수집해서 관리하는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화산 폭발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폭발 사태가 일어난다면 이후 구호 및 피해 복구 지원을 준비하는 선까지가 통일부 내부 TF의 역할일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내부 TF를 구성하는 한편 외부 전문가들에게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백두산 화산 폭발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 및 북한과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지금의 얼어붙은 남북관계에서 북한의 협조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이 수립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현재 남북간의 사회·문화 교류나 협력사업은 전면 중단돼 있다. 이런 현실은 통일부가 지난 12일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의 방북을 불허한 것에서도 나타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통일부가 TF를 구성하더라도 남북관계 개선에 기반한 북한과의 공조가 선행돼야 효과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획재정부가 지난 9월 29일 내놓은 '2010년 거시경제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백두산 폭발이 일어날 경우 항공수출에 치명적인 타격이 오며 화산재가 하늘을 가려서 생기는 이상 저온 현상 등도 국민 건강과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지역에서도 철도, 도로, 전기, 수도 등 사회기반시설이 무용지물이 되고 광범위한 산사태와 산불이 이어지는 등 엄청난 피해가 야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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