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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전설' "미국서 이스라엘 비판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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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전설' "미국서 이스라엘 비판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유대인 비판으로 퇴직한 토머스 기자 심경 밝혀…"유대인들이 내 말 왜곡"

이스라엘인들을 향해 '팔레스타인을 떠나라'는 독설을 날려 퇴직해야했던 전직 기자 헬렌 토머스(90)가 최근 "이 나라(미국)에서는 이스라엘을 비판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에 이어 이번엔 유대인들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비판이 금기시된 미국의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토머스는 12일(현지시간) 전파를 탄 미 오하이오주 한 라디오 방송국의 사전 녹음 인터뷰에서 자신의 퇴직 사유가 된 이스라엘 비판 발언에 대해 "내가 매우 논란이 되는 사안을 건드렸다"면서도 "내 생각을 정확히 나타낸 것"이라고 변호했다.

▲ 헬렌 토머스 ⓒEPA=연합뉴스
토머스는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취임 당시부터 백악관을 출입하며 '최장수 백악관 출입기자'로 명성을 날리다 '설화'에 휘말려 지난 6월 불명예 퇴직한 인물이다.

앞서 5월 27일 '유대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한 랍비(유대교 성직자)의 개인용 비디오를 향해 "팔레스타인에서 떠나라고 말해 달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점령당했다. 그곳은 독일도, 폴란드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화근이었다. 촬영된 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거센 비난을 불렀고, 토머스는 백악관 기자실 맨 앞줄과 직장인 <허스트 뉴스서비스>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인터뷰에서 토머스는 90세 생일을 이틀 앞두고 벌어진 불명예 퇴직에 대해 "첫 2주 동안은 아주 힘들었다. 그 뒤에야 혼란 상태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이스라엘 비판이 금기시된 상황을 지적하는 등 그는 여전히 비판적 인식을 감추지 않았다. 토머스는 당시 문제의 발언을 촬영한 랍비와 오갔던 대화를 묘사한 뒤에 "명백히 자기네들을 위한 선전 목적으로 내 말을 왜곡 전달했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왜 이스라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을 계속 점령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는 (유대인들에게 상처를 줄만한) 아우슈비츠 같은 것은 말하지 않았다"고도 해명했다.

또한 자신의 말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기 때문에 사과했다는 점을 언급한 뒤 "동시에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와 잔인성에 대해서도 똑같은 느낌을 갖고 있었다"고 재차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그러나 반유대주의자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토머스는 자신이 "좋은 언론에 대한 신념과 정직, 성실함(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면서 다시 업무에 복귀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인터뷰를 요약한 <AP> 통신의 기사를 실은 미국의 진보적 웹사이트 <커먼드림스>에는 100여 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대부분 토머스의 발언을 옹호하는 분위기다. 한 누리꾼은 "허위가 만연하는 시대에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혁명적인 행동이다"라는 조지 오웰의 말을 인용하면서 "아마 지금이 진실을 말하는 이가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일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레바논 이민 2세인 토머스는 과거에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한 자신의 비판적인 견해를 숨김없이 밝혀왔다. <UPI> 통신과 허스트 그룹의 칼럼니스트 등을 을 거친 기자 생활 내내 '첫 여성 백악관 출입기자'부터 '백악관의 전설' 등 화려한 수식을 몰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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