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3차례에 걸친 적십자 실무접촉 끝에 이달 30일부터 6박 7일 일정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기로 1일 전격 합의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해 9월 열린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통일부는 이날 "남북은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제3차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적십자 회담 개최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상봉 장소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호텔로 정해졌다. 규모는 남북 각 100가족씩이며 단체상봉은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개별상봉은 금강산호텔에서 이뤄진다.
상봉일자는 지난달 17일 1차 실무접촉에서 의견접근을 이뤘던 10월 21~27일에서 다소 늦춰진 이달 30일부터 내달 5일까지다.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북측 방문단이 재남가족을 상봉하고 3일부터 5일까지 남측 방문단이 재북가족을 상봉하는 순서다.
남북은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자체엔 합의했지만 장소문제를 두고 진통을 겪어 왔다.
지난달 24일 2차 실무접촉에서 남측이 이산가족면회소를 상봉장소로 주장하자 북측은 '면회소에서 상봉을 하려면 몰수·동결 조치가 풀려야 한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압박해 왔다. 북한은 올 봄 금강산 관광 중단 조치를 이유로 금강산 관광지구 내 한국 정부 소유 부동산에 대해 몰수·동결 조치를 취했었다.
그러나 1일 실무접촉에서 남측은 이 문제와 관련해 북측에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다른 사안과 연계하지 말 것"을 촉구해 북측의 양보를 이끌어냈다. 통일부는 "북측은 이번 상봉 행사만큼은 아무 조건 없이 금강산면회소에서 상봉을 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은 금강산면회소 동결 조치 해제를 포함한 금강산 관광지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북 당국 간에 접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이에 "우리 측은 당국 간 접촉 문제는 추후 북측이 제기하면 관계 당국에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으로 대처했다"고 전했다.
한편 상봉 대상자는 컴퓨터 무작위 선정 방식으로 정하게 된다. 대한적십자사는 1일 오후 7시 한적 강당에서 상봉 대상자 500명을 추첨한다고 밝혔다.
상봉을 원하는 신청자의 연령과 만나려는 가족의 직계 여부 등을 고려한 배점으로 500명이 추첨되면, 이후 한적이 이들의 상봉 의사 및 건강 상태 등의 확인을 거쳐 200명을 선정한다. 이들은 북측에 가족 생사 확인을 요청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최종 100명으로 압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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