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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 구울까 두려웠나"…日작가 입국거부, G20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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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 구울까 두려웠나"…日작가 입국거부, G20 때문에?

정부 "블랙리스트 있지만 이유·기준 밝힐 수 없어"

일본의 실업자·노숙인·청년 운동가 겸 작가 마쓰모토 하지메 씨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이유로 한국 입국을 거부당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하자센터가 여는 이벤트에 게스트로 초청받아 지난달 30일 오후 4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했으나 입국 심사 과정에서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1일 오전 10시께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날 오후 1시께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마쓰모토 씨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공항 측으로부터 '당신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얘기 외에 다른 이유를 듣지 못했다"며 "왜 강제 출국 조치를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기발한 시위 방법으로 유명세를 타긴 했지만 국내에서는 위험인물로 분류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반응이다. 지난 4월에는 시사주간지 <한겨레21> 창간기념 강연을 위해 방한했으며 이번에도 서울시가 위탁 운영하는 청소년 교육 기관의 이벤트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정부 "국익과 안보 고려한 블랙리스트"

그런 그의 입국이 거부된데 대해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국가 보안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의 존재 여부와 그 기준에 대해서도 "국익과 안보를 고려해서 만드는 것으로, 공개는 불가능"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인물은 블랙리스트가 해제되지 않는 이상 다음에도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면서 "개인 차원에서 입국 금지 조치를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일본영사관 관계자는 "입국허가 판단은 각국이 정한 법에 의해 하는 것으로, 우리 쪽에서 항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측에서 입국 거부를 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본인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온 인물이 아님을 입증하거나, 올라 온 이유를 알아 내 해명하지 않을 경우 다음 입국 때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두 관계자는 "공항에서 (퇴거당한) 본인에게는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 줬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마쓰모토 씨는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황당해하는 눈치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도 '어이없다',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외국인들에 대한 보안·검색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그의 저서가 시위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휘말렸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메 시위 "길에서 꽁치 굽기 투쟁"

지난해 한국어로 번역된 그의 책 <가난뱅이의 역습>(김경원 옮김, 이루 펴냄)에는 대학 시절 학생식당의 밥값 인상을 저지하기 위한 식당 난입 투쟁, 노숙자를 몰아내는 도시 재개발에 반대하는 '노상 꽁치 굽기 투쟁' 등 기상천외한 시위 경험이 소개돼 있다.

마쓰모토 씨의 독자들은 그의 시위는 발랄하고 유쾌한 성격이라며 오히려 정부가 입국거부로 '그의 책을 홍보하는 셈'이라고 냉소했다. 트위터 계정 '@halin63'은 "정부 덕분에 하지메라는 사람도 알게 되네요. 정부가 작가를 별나게 홍보해 주네요"라고 말했으며 '@sonhansam'은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뜻하지 않게 추천하는 책 <가난뱅이의 역습>"이라며 비꽜다.

이 소식은 이날 오전 <교도통신>의 보도와 누리꾼들의 트위터 번역 등을 통해 일본 웹 상에서도 전해지고 있다.

▲ <가난뱅이의 역습>의 저자이자 빈민운동가 마쓰모토 하지메 씨. 그는 도쿄 스기나미구에서 리사이클샵 '아마추어의 반란 5호점' 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프레시안(여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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