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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추가 대북 제재 발표…중국 협조 없으면 '솜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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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추가 대북 제재 발표…중국 협조 없으면 '솜방망이'

노동당 39호실, 정찰총국 등 제재 대상 지정

미국 정부가 기존의 대북 제재에 새로운 조치를 추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 달 21일 한미 외교·국방장관에서 천안함 사건의 후속 대응 성격으로 예고한 것으로 정치적·상징적 의미가 적잖은 조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관건인 중국의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제재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효과의 강도를 떠나 북한은 반발할 수밖에 없어 북미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천안함·핵실험·미사일 등 거론

오바마 미 행정부는 30일(현지시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북한 노동당 39호실과 한·미 당국에 의해 천안함 사건을 주도했다고 지목된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을 새로운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천안함 기습 공격, 2009년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사치품 조달을 포함해 대북 제재 1718호와 1874호에 대한 위반 행위 등 북한이 미국에 주고 있는 안보 위협이 고려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상·하원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행정명령은 무기 거래 및 돈세탁, 재화 및 화폐 위조, 현금 밀수, 마약 거래 등 불법 경제활동을 통해 북한 정부를 지원하는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조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는 북한 주민과, 그들에게 합법적으로 인도주의적 구호 물자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북 제재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재무부는 사치품 거래 및 위조·밀수 등 불법 행위의 제재 대상과 기준을 설정한 새로운 행정명령과 기존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관련 행정명령 13382호에 의거해 추가 제재 대상 기업과 개인의 리스트를 발표했다.

새 행정명령에 따른 제재 리스트에는 3개 기관과 1명의 북한 인사가 올랐다. 또한 기존13382호 행정명령에 따른 제재 대상 추가 명단에는 5개 기관과 3명의 인사가 추가로 오르는 등 모두 8개 기관, 4명의 개인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

새 행정명령 대북 제재 리스트 중 단체로는 39호실과 정찰총국 외에 북한의 무기수출업체 청송연합이 포함됐고, 개인으로는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제재 대상으로 지목됐다. 노동당 39호실을 제재 대상으로 포함시킨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불법 통치자금 흐름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청송연합은 지난 2007년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던 조선광업개발무역을 대체하기 위해 설립된 업체로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산 어뢰 CHT-02D를 수출한 무기수출업체이며, 북한이 해외로 수출하는 재래식 무기 총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고 미 국무부는 설명했다.

김영철은 북한 군부의 대표적인 강경파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 검찰은 그가 간첩을 남파해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살해를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행정명령 13382호에 따른 추가 제재대상 기관은 대성무역, 흥진무역, 제2경제위원회,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2자연과학원 등 5개다. 제재 대상 개인은 윤호진 남천강무역회사 대표, 리제선 원자력총국장, 리홍섭 전 영변원자력연구소장 등이다.

대성무역은 노동당 39호실 산하 기관으로 시리아와 거래를 하고 있으며, 흥진무역은 이란의 '샤히드 헤마트 인더스트리얼 그룹'에 미사일 관련 물자를 제공하는데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군수공업부는 탄도미사일 개발을 감독하는 부서이며, 제2자연과학원은 군수공업부의 지휘를 받아 미사일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연구소다. 제2경제위원회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생산을 감독하는 기구다.

제재 대상 개인으로 추가된 윤호진, 리제선, 리홍섭은 현재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바탕으로 유엔 차원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인물들로 핵 개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美 "수주, 수개월내 추가 대북조치"

스튜어트 레비 테러·금융 정보 담당 차관은 이날 새 행정명령 발효와 관련해 재무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주일, 수개월 내에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와 향후 취해질 조치는 북한의 불법적인 활동은 물론 은행들을 기만해 자금을 몰래 움직이고, 전 세계적으로 현금을 밀수하는 등의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레비 차관은 또 "안보리 규정 위반 활동에 연루된 북한의 기업과 개인을 지정함으로써 이들이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들고, 북한의 불법 활동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려고 애쓰는 전 세계의 책임 있는 기업 및 금융기관들을 돕는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레비 차관은 "우리는 계속해서 이런 조치를 취할 것이고, 관련된 정보를 전 세계의 민간 부문 및 규제 책임자들과 공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대북·대이란 제재 담당 조정관도 "우리는 북한이 단순히 회담 테이블에 복귀하는 것만으로는 제재를 없애거나 경감해주는 등의 보상을 할 용의가 없다"면서 "북한은 2005년 9.19 합의, 특히 비핵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되돌릴 수 없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등 믿음이 갈만하게 분명한 행동을 보여야만 한다"고 밝혔다.

아인혼 조정관은 "오바마 행정부는 공적으로는 물론 사적으로도 북한에는 '긍정적인 길'이 열려있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해 왔다"며 "북한이 그러한 길을 선택한다면, 제재는 해제될 것이고, 에너지 및 기타 경제지원이 제공될 것이며, 미국과의 관계는 정상화되고, 현재의 정전협정은 영구적인 평화협정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협력 여부와 관련해 아인혼 조정관은 "중국은 북한과 합법적인 무역 및 지원, 기타 경제관계를 맺고 있지만, 북한이 스스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데 있어 우리와 협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는 중국 당국과 이 문제(제재)를 계속 다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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