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의 석방을 위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특사로 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미 행정부는 곰즈 씨를 데려오기 위해 고위급 인사를 특사로 평양에 보내기로 의견을 모으고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24일 보도했다. 카터 대통령은 수일 내로 평양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곰즈의 귀환을 원하고 있다"면서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이 그를 석방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북한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고위급 인사의 방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공유할 정보가 없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으나 특사 파견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은 발언이었다.
다만 미국은 이번 특사 방북의 목적을 곰즈 씨의 귀환에만 국한시킨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특사 방북단에 정부 인사는 포함시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곰즈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미 국무부 방북팀은 지난 9∼11일 평양에 다녀온 바 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지난 20일 인터넷판에서 미 국무부가 곰즈 석방을 위해 고위 인사를 보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후보군으로 꼽았다.
카터 전 대통령은 1차 북핵 위기가 절정이었던 1994년 6월 평양을 방문, 김일성 주석과 면담하고 남북 정상회담을 합의하는 등 한반도 위기를 극적으로 해소한 주인공이다.
그러나 이번 방북은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행정부가 '자국민 구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정치적인 의미가 짙다는 평가다. 천안함 사건 이후 경색된 한반도 정세를 타계하고자 하는 이니셔티브를 발휘하려는 성격의 조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카터 방북을 계기로 북미간 접촉점이 생기고 중국의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가 6자회담 참가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 외교를 편다면 국면 전환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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