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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6자회담 재개 논의…美 움직일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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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6자회담 재개 논의…美 움직일 가능성은?

美 '대화 여지' 남겨둬…한국, 천안함 사건과 분리해야

천안함 사건 이후 사실상 중단된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중국과 북한에 의해 꿈틀대기 시작했다.

중국 외교부는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가 16일부터 18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북측 관계자들과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논의한 사실을 19일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20일 우다웨이의 방북 사실을 확인하면서 북한과 중국이 6자회담 재개 등 각종 현안에 대해 견해를 일치했다고 전했다.

우다웨이 대표는 방북 기간 박의춘 북한 외무성 외상,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 김성기 부외상 등과 만났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은 이번 만남을 통해 지역 정세와 북·중 친선관계,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등을 토의했다. 통신은 북·중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완전한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천안함 침몰 사건과 함께 막을 내렸던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한 대화 국면에 변화의 틈이 생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중국의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 (사진 가운데) ⓒ연합뉴스

한반도 정세 안정시키고픈 中 속내

북한과 중국이 6자회담과 관련된 논의를 나눈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심스러우면서도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천안함 국면을 탈피하고 한반도 정세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지만, 미국이 6자회담에 동참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북한 전문가는 "중국이 드디어 몸이 달았다"라면서 "중국은 한반도 국면 전환을 위해서 핵문제를 고리로 대화를 재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 이후 한·미·일 대(對) 북·중의 양상으로 전개된 날선 대립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중국이 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면서 "중국이 미국과 북한 간 대화를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경우 올 9월 초 당대표자회의에서 후계체제와 관련된 모종의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권력 승계를 위해서라도 대외적 긴장을 낮추려고 하는 경향이 있을 거라고 이 전문가는 설명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이런 대화 움직임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기대를 이뤄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으로선 어쨌든 한반도 주변 정세에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는 데에 국가 이익이 있다"고 말했다.

美, '대화 여지'는 남겨둬

하지만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19일(현지시간) 우다웨이의 방북 소식에 대해 "향후 대화가 생산적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자신들의 진지한 의도를 증명하기 위해 북한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라는 목표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회담을 위한 회담을 하지는 않겠다'는 원칙 외에도, 미국이 국내 정치적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상황도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비관적인 관측을 낳고 있다. 올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으로선 6자회담과 같은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먼 대외적 문제는 순서상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백학순 연구위원은 "현재 워싱턴에서는 부시 행정부 때와 비슷한 강경한 대북 정책에 대해 아무도 불만을 갖지 않는다"며 이러한 국내 정치적 요인 때문에 북·중이 아무리 6자회담아 대한 의욕을 보여도 미국의 입장으로는 6자회담 재개는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6자회담 논의가 아니더라도 이번 일을 계기로 천안함 사건 이후 완전히 차단됐던 북·미간 대화의 물꼬는 어느 정도 트일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다.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한 논의는 아직 요원하더라도 천안함과 관련한 미국의 독자적 북한 제재 문제에 대해 그 수위를 조절하고 제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논의는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크롤리 차관보는 19일 '천안함'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는 않음으로서, 미국이 향후 6자회담과 관련한 대화의 여지를 남겨뒀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 관련 사과 없이는 6자회담 재개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이상 이 논의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관측이다.

앞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7일 천안함 출구전략에 대해 "우리가 먼저 이야기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선 그은 바 있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북·중간 논의에 호응해 6자회담 재개 관련 협의에 나서거나 북미간 대화의 협의가 물꼬를 터갈 경우 천안함 사건의 해결 없이 비핵화 관련 논의도 안 된다고 못 박았던 한국에도 두 안건을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는 "결국 한국 정부가 변수이자 문제"라면서 한국이 천안함 사건 해결과 6자회담 문제를 분리시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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