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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공안위원장 "김현희 헬기 관광, 한국 정부가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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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공안위원장 "김현희 헬기 관광, 한국 정부가 요청"

'테러범에 국빈 대우' 책임 떠넘기기?…양국 긴밀 공조 '시인'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가 최근 일본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관광을 한 것은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일본 고위 당국자가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명박 정부는 자국민 115명을 살해한 테러범의 호화 관광을 일본에 요청한 셈이 되며, 사실이 아니라면 한일간 외교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일본 공안위원장은 3일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김현희의 헬리콥터 탑승과 관련한 자민당의 히라사와 가쓰에이(平澤勝榮) 의원의 질문에 "(헬기 유람은) 한국 측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었다"고 답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나카이 위원장은 "한국 측으로부터 김현희 씨를 어느 곳이라도 좋으니 관광 여행을 시켜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다"면서 "이런저런 조건과 요구가 있어서 교섭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현희 씨가 영원히 아무 곳에도 관광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디선가 만족시켜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김현희가 (하토야마 전 총리의 별장이 있는) 나가노(長野)현 가루이자와(軽井沢)에 체류한 것은 일부 관광 목적이 있었음을 암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지난달 20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김현희가 일본 정부가 제공한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그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만나기 위해 일본을 찾았으나 납치 피해자에 대한 새로운 정보는 내놓지 못했다. ⓒ뉴시스

"테러리스트에 국빈 대접" 비판 거세지자 '한국 탓'

나카이 위원장의 이 같은 '폭로'에는 김현희 방일과 관련한 야당과 보수언론의 거센 공세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현희 방문 일정이 끝난 지 열흘이 흘렀음에도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정치적 퍼포먼스'라는 비판이 계속되자 책임을 한국 정부에 떠넘긴 것이다.

김현희는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일본에 체류하면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피해자 가족들과 만나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김현희는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 있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 별장에서 숙박하고, 마지막 날 체류지인 도쿄시내 호텔까지 헬기로 이동하면서 40여 분간 도쿄 주변의 주요 관광 포인트를 둘러보는 등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일본 언론들은 김현희가 하네다(羽田) 공항에 전용기로 도착하던 순간부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경쟁적으로 좇았다. 그러나 언론들은 그에게서 아무런 정보가 나오지 않고 외국 언론과 국민들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불거지자 슬그머니 김현희 비판론으로 돌아섰다.

그러면서 언론들은 김현희를 국빈 대접하는 일본 정부를 비판하며 정부가 김현희 방일에 쏟아 부은 돈을 추정하기 시작했다. <산케이신문>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현희 방일에 지출한 돈은 약 3000만엔(약 4억원) 정도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나카이 공안위원장을 비롯해 김현희 방일을 추진한 민주당 정권에 대한 야당의 공세는 더욱 심해졌고, 궁지에 몰린 나카이 위원장이 한국 정부를 언급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은 내놓지 않고 있지만 나카이 위원장의 말이 사실일 경우 비난의 폭풍은 거세질 전망이다. 공식적으로 헬기 유람을 요청한 사실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김현희 방일과 관련해 한·일 정부 사이의 긴밀한 공조가 있었음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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