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부가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할 경우 대만을 겨냥한 미사일을 철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겅옌성(耿雁生)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 인민해방군(PLA) 건군 83주년 기념일(8월 1일)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겅 대변인은 대만을 겨냥해 배치된 1000여 기의 중국 미사일 문제와 관련한 대만 기자들의 질문에 "양안이 확고하게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면 미사일 철수는 어렵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또 중국은 "적당한 시점에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대만과 군사 안보 및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는 데 동의한다"면서 "논의는 쉬운 주제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대만을 겨냥해 배치된 미사일을 철수하라는 대만 국민당 정권의 요구에 대해 중국 군부가 입장을 표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군부의 이례적인 언급에 대해 일각에서는 친(親) 중국적 정책을 추진하는 대만의 마잉주(馬英九) 정권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뜻이 담겨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만 국민당의 마잉주 총통은 2008년 5월 집권한 이래 야당 민진당에 비해 친 중국적인 입장을 취해 왔으나 최근 지지기반이 약해져 2012년 총통 선거에서의 연임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향후 정권이 양안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민진당으로 교체될 경우, 대만이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를 가능성은 더 낮아지기 때문에 '중국이 마 총통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한편 군사문제 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 상하이(上海) 정법학원 정치학과 교수는 최근 서해(중국명 황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이권을 두고 중국과 미국이 긴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을 들어 이번 발언을 풀이했다.
그는 "인민해방군은 미국에 의해 핵심 이익이 도전받고 있는 서해와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면서 "앞으로 대만에 대해 우호적인 몇몇 신호들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지난달 31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건군기념일 리셉션에서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주의자들의 활동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일 보도했다.
량 부장은 이 같이 말한 뒤 "인민해방군은 중국 본토와 대만 간의 평화적 관계 발전을 끌어올리면서 완전한 통일을 위해 계속 힘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그는 "인민해방군은 다양화하는 임무들을 완수하기 위해, 특히 정보화된 환경에서 지역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능력 강화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호전적인 분리주의자들의 준동을 차단하는 등의 역할도 해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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