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벽산건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중견 건설사 10여곳이 채권은행단에 의해 구조조정 대상 건설사로 분류된 배경에는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화가 있다.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주로 부동산 건설자금으로 투입된 PF가 급격히 부실화된 것이다.
정부가 이날 저축은행들이 양산한 PF 부실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무려 2조 8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때문이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는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한 정부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하고 나섰다. 불과 2년전 정부는 PF 부실채권 문제를 불거지자 1조7000억 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장담했으나, 건설사 구조조정과 저축은행의 방만한 PF 대출을 방치해 더 큰 추가 부실을 초래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PF 추가 부실로 3차 공적자금 투입도 배제못해
앞으로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에서 현재 정부의 처리 방식으로는 또다시 PF 추가 부실이 발생해 더 많은 공적자금이 또 투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저축은행들에 대한 감독 소홀에 대한 비판의 시선을 돌리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두 차례나 대규모의 공적자금 투입을 초래한 저축은행들에 대해 경영진 문책 등 실질적인 책임을 묻는 조치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나아가 저축은행이 PF 부실채권을 매각처리하면서 발생하는 1조3000억원의 추가 예상손실에 대해 충당금 적립 기간을 3년이나 줌으로써 부실 저축은행의 수명을 연장해 주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조차 "부실채권 매각은 저축은행의 어려움을 3년 뒤로 미룬 측면이 강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저축은행이 확실한 활로를 찾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 고민"이라고 말할 정도로 저축은행의 자생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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