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금융공기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4개 기관에 대한 내용이지만,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휘했던 강만수 KDB 산은금융지주회장 겸 산업은행장을 1차적으로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근혜 정부 초기 공직사회에 몰아칠 사정 태풍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것이다.
감사원은 '금융공기업 경영실태' 발표에서 산업은행의 다이렉트 예금의 고금리와 산은의 급속한 지점확대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다이렉트 뱅킹은 우리금융 인수 실패 후 강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이다.
감사원은 다이렉트 뱅킹이 예금자보험료와 지급준비금 등 관리비용 산정을 잘못해 지난해 460억 원의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올해 말까지 다이렉트예금 손실액이 1094억 원, 고금리 예금상품 전체 손실은 14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감사원은 또 "산은이 2011년에는 영업이익을 최대 2443억원 부풀려 임직원 성과급을 최대 41억원 더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산은 임직원들의 모럴 해저드를 지적한 것이다. 또한 개인금융 부문 확대를 위해 영업점을 늘리면서 총 25개 영업점에서 59억 원의 순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발표 시점은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기관이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해달라"고 밝힌 지 불과 사흘 뒤다.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의 공기업 경영 실태에 대한 진단을 벌여 문제가 드러난 공기업 수장을 교체하는 물갈이 수순을 밟을 거란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다. 아울러 산업은행 민영화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개인금융부문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산업은행이 개인회사도 아니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자기만 생각하고 중간에 그만둬 버리는 건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다"고 일부 언론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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