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PD수첩>은 방송 끝 부분에서 "검찰이 홍 사장을 압박하고 있다"며 "구속 집행 정지로 풀려난 상태인 홍 사장은 검찰이 구치소로 돌려보낼까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셈.
박기준 검사장 있는 부산지검, 정 씨 '구속' 신청
부산지검은 20일 부산지법에 정 씨의 구속 집행 정지 취소를 신청했다. 검찰은 지난 2008년 "경찰 수사를 받던 이모 씨에게 접근해 '아는 검사에게 손을 써 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며 사례비 2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정씨를 구속 기소했고, 올해 2월엔 '총경승진을 돕겠다'며 부산의 경찰간부로부터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홍 사장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9월 구속 집행 정지 결정을 받은 상태다.
그러나 검찰은 20일 법원에 정 씨를 다시 구속시키자는 구속 집행 정지 취소 신청을 냈다. 법원의 결정은 23일 심리에서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정 씨가 구속 집행 정지 허가 조건인 자택과 병원을 벗어났으며, 신병 치료라는 목적 이외의 활동을 하고 있어 취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씨는 "<PD수첩> 등에 인터뷰한 것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반박했다. 그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미 필요한 자료는 재판정에 다 제출되어 있고 1심 재판 날짜도 오는 5월 16일로 잡았다. 이 날짜도 법원이 내 무릎 수술 날짜를 고려해 준 것"이라며 "검찰의 구속 집행 정지 취소 신청은 나를 언론과 차단하기 위한 조치임에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정 씨에 대해 구속 집행 정지 취소 신청을 낸 부산지검은 <PD수첩> 방송에서 2003년 당시 정 씨의 집중적인 향응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박기준 검사가 지검장으로 있다. 이날 <PD수첩> 방송에서 제보자는 2009년 10월 28일 박기준 지검장과 17분 여간 통화했다며 "너 김용철 변호사 봐라. 어찌 되던데? 매장 안 되더냐?"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 20일 방영된 MBC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MBC |
부산지검 "신뢰성 없는 일방적 주장일 뿐"
대검찰청은 21일 대책회의를 열어 특별감찰본부 구성 등 대응책을 논의하고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대검은 지난 15일 부산지검으로부터 사건 내용과 언론 보도 일정 등을 이미 보고받고 대응책 마련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부산지검은 <PD수첩> 방송 직후 "익명으로 처리된 신뢰성 없는 일방적 주장을 나열한 것"이라며 짤막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부산지검은 "미리 정한 결론을 이끌어 내려고 보도자의 의도에 맞게 임의로 편집한 선정적 화면과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이는 방송의 공정성을 해할 뿐만 아니라 명예 훼손 행위에 해당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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