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은 오는 20일 '법의 날' 특집으로 "검사와 스폰서" 편을 방영한다. <PD수첩> 제작진은 "1984년 3월부터 2009년 4월까지 향응을 받은 전·현직 검사 57명의 실명이 기록된 문건을 확보했다"면서 "<PD수첩>은 이 문건의 진위를 확인하고자 취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PD수첩> 제작진은 "이 문건은 1980년대 경남 일대에서 대형 건설 회사를 운영하던 홍두식(가명) 사장이 작성한 것으로 그는 1984년부터 이 지역 고위 검사의 스폰서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문건에는 검찰청 고위간부 P모 검사와 H모 검사 등을 비롯해 법무부 고위직 인사와 부장검사가 언급돼 있다"면서 "적어도 100명 이상의 전·현직들이 향응을 받았고 그 중 일부는 성 접대도 받은 정황이 있다"고 폭로했다.
<PD수첩> 제작진에 따르면, 홍두식 사장의 'X파일'에는 구체적인 접대 날짜와 참석자, 또 당시 접대에 사용한 상당수의 수표 번호도 함께 기록돼 있다. 홍 사장은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그날그날 만나는 검사에게 술을 사고, 숙박을 책임지고, 성 접대하는 것이 내 임무였다"라며 "정기적인 현금 상납은 물론, 명절 때마다 선물을 전달하는 것도 나의 몫이었다"고 주장했다.
<PD수첩> 제작진은 "2009년 3월, H모 검사는 후배 검사들과 함께 홍 사장(가명)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면서 "그 중 일부는 성 상납을 받은 정황이 확인됐지만, 당사자는 술자리 접대만 시인했을 뿐, 성 상납은 부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이는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증언과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PD수첩> 제작진은 "이외에도 2003년 P모 검사는 당시 H모 검사와 함께 향응을 받았는데 문건에 적시된 것만 여덟 차례"라며 "심지어 함께 자리한 일부 검사에게는 성 접대가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 MBC <PD수첩>이 오는 20일 방송에서 공개할 이른바 '스폰서' 문건. ⓒMBC |
검사들 대부분 부인…"정신이상자" 주장도
그러나 이들 문건에 거론된 검사들은 대부분 접대 사실을 부인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이 문건에 등장하는 검사들 대다수가 홍 사장의 접대 사실을 부인했다"면서 "특히 P모 검사는 홍 사장이 정신 이상자이기 때문에 그의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H모 검사 역시 홍 사장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 했으나, 같은 술자리에 참석했던 모 부장검사의 경우 접대가 있었던 것을 시인했다"면서 "당사자들은 '한두 번 봤을 뿐이다', '터무니없다'며 스폰서 활용을 부인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시인한 검사들은 '그 정도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PD수첩> 제작진은 "홍 사장과 검사들이 자주 갔던 룸살롱의 종업원의 증언 및 P모 검사와의 통화 내용" 등을 검찰의 주장을 반박하는 정황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과거 1980년대 후반, 홍 사장이 한 달에 200만 원씩 정기적으로 현금 상납을 했다는 전직 지청장의 경우, 홍 사장에 대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홍 사장의 사무실에서 찍은 본인의 사진을 제시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PD수첩>은 "검찰의 '검사 윤리 강령'에는 '스스로 높은 도덕성과 윤리 의식"을 갖추고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검사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고 언급돼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소문만 무성하던 스폰서의 실체를 밝히겠다"고 했다. 한편, <PD수첩>의 방송이 예정되자 MBC 시사교양국으로는 검찰, 법무부 등에서 전방위 압박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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