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장관은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엔 안보리 2094호 결의안은 뾰족한 수가 없는 현재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언론에서 이번 결의안이 수위가 높아졌다고 하지만 수위가 높아진 것이 아니라 수면이 넓어졌다. 결정적인 한 방이 없어 여러가지 다양한 제재를 늘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 전 장관은 안보리 결의안에 군사적 강제조치가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제재 효과도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결의안에서 북한 선박에 대해 검문검색을 할 수 있다고, 해야 된다고 하면서도 거기에 불응했을 때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한 얘기가 없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그건 결국 중국이 빼자고 해서 뺐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
정 전 장관은 결의안 채택에 시간이 좀 걸린 것도 중국의 협조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라는 나라에게 북한은 매우 골치 아픈 나라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치기에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많은 상대"라며 "미국이 북한을 때리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과연 중국의 국가이익에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관점에서 북·중 관계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하겠다'는 식의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과 관련해 정 전 장관은 "정전협정 이야기는 미국에게 빨리 양자회담을 하자는 것과 평화협정 이야기를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핵 선제타격이라든지 제2의 조선전쟁 등을 언급하는 것과 관련, 정 전 장관은 "칼을 뺐으니까 무라도 자르지 않겠나"면서 "그것(전면전)까지 갈 수 있다고 그러지만 과장된 협박이고 북한은 지금 그렇게까지 나갈 수 있는 힘이 없다. 도발을 할 수 있겠지만 자기가 죽을지도 모르는 구덩이로는 안 들어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우리 정부가 미국과 북한의 물밑 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더 강수를 두면 반드시 미국은 뒤로 북한과 무슨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도 그런 퇴로를 열어놓고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그동안에 미국은 북한을 압박하는 조치를 시작해 놓고, 뒤로 북한과 협상해서 결국은 회담으로 끌고 나온 경우가 몇 번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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