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해군아파트 주민 모두 남 상사님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는데.."
3일 천안함 함미 상사식당에서 남기현 상사의 시신이 인양됐다는 청천벽력같은 비보에 부인 지영신씨는 자택에서 망연자실,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평택시 포승면 원정리 해군아파트 101동 206호 자택에는 현관문이 굳게 닫힌 채 거실에서는 가족과 이웃들의 '엉엉'하는 울음소리가 현관문을 통해 들려왔다.
지씨 집의 초인종을 누르자 이웃 주민이 나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주민 3∼4명이 와 있다. 지금 어떻게 인터뷰가 가능하겠냐"며 곧바로 문을 닫았고, 거실에서는 지씨가 엎드려 우는 모습이 목격됐다.
지집에서는 쉴 새 없이 전화벨이 울렸지만 '죄송하다 지금 전화받기가 곤란하다'는 응답 소리가 들려왔다.
해군아파트에 함께 사는 2함대사령부 동료가 지씨 집 문을 열고 우황청심환 드링크를 들여보내는 모습도 보여 남편을 잃은 지씨의 상태를 짐작게 했다.
지씨는 전날 전화 인터뷰에서 "동영상을 늦게 발표하고 교신일지는 밝히지도 않고 말만 바꾸는 군에 실망했다"면서도 "남편이 몸을 바친 군밖에 믿을 곳은 없다"면서 생존을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 지씨의 휴대전화는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는 기계음만 들렸고, 남 상사의 다른 가족들도 전화를 곧바로 끊었다.
오후 7시께 지씨 집을 찾아 30분가량 머문 남 상사의 동서는 "지금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황급히 지씨 집을 떠났다.
남 상사가 순직했다는 믿기지 않는 소식에 해군아파트는 온통 침통한 분위기다.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300m가량 떨어진 해군아파트는 1999년말 건립돼 15개 동 904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사령부 소속 부사관들 상당수의 보금자리다.
천안함 침몰로 해군아파트에서는 남 상사를 포함해 7명의 부사관이 실종됐었다.
해군 아파트 경비원은 취재진이 몰려들자 101동 출입구를 통제한 채 기자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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