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수색을 하다 순직하신 분, 고맙습니다. 모두 그분을 위해 묵념합시다"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 머무는 실종자 가족 300여명은 30일 오후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천안함의 실종자 구조작업에 투입됐다가 순직한 해군 특수전(UDT) 소속 잠수사 고(故) 한주호(53) 준위에게 조의와 감사를 표했다.
이날 오후 7시께 가족대표단 선정회의를 시작하기 전, 가족들은 1분여동안 한 준위를 위해 묵념했다.
닷새째 실종자의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려온 가족들은 이날 비록 극적인 구조 소식을 듣지 못해 실망과 아픔이 컸지만 위험한 수중 여건에도 자신의 몸을 던져 실종자를 구하려다 숨진 고인의 숭고한 '살신성인의 정신'을 기렸다.
김태석 중사의 처남 이용기씨는 "가족들은 구조작업 과정에서 숨진 해군 잠수요원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이 사고로 실종자 구조탐색작업이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실종자 구조작업에 진전이 없는 안타까움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구조됐다'는 소식을 기다리던 가족들이 오히려 천안함의 침몰과정이 녹화된 화면을 보면서 큰 소리를 내며 울다 실신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고 좌절에 빠진 가족 상황과 분위기를 전했다.
박석원 중사의 작은 아버지 박정규씨는 "다들 한 준위의 순직 소식에 마음이 어수선하고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실종된 장병 모두 내 자식, 내 조카, 내 아들들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는 "사고 발생 닷새째인데 임시숙소에 계신 가족들 모두 식사도 그렇고 원하던 소식도 듣지 못해 지칠 대로 지쳐 있는 상황"이라며 "내일 가족대표단의 기자회견 때 애도의 뜻을 포함해 우리들의 입장을 자세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실종자 가족회의에서는 손수민 하사의 삼촌 손시열씨 등 5명이 실종자가족 공동대표 5인으로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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