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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성직자 성추문 확산 "교황청 일손이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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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성직자 성추문 확산 "교황청 일손이 모자라"

유럽 이어 남미까지 '들썩'…'교황 직접 나서야' 목소리도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행 파문이 유럽을 넘어 남미로까지 번지고 있다. 바티칸 교황청은 수백 건에 달하는 성추문 사례를 조사하는데 일손이 부족할 정도라고 <뉴욕타임스>가 16일 전했다.

교황청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찰스 시클루나 주교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털어 놓으면서도, 조사와 사후 조치를 더욱 "투명하게" 할 것이며 각급 교회에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클루나 주교의 이같은 대답은 성추문 파문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모국인 독일 가톨릭 교회에서 주로 나오고 있고, 더군다나 교황이 과거 독일에서 대주교로 있을 당시 성추행 혐의가 있는 사제를 비호했다는 의혹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나왔다고 <뉴욕타임스>는 해석했다.

'교황이 알고도 모른척했다' 의혹도 잇달아

▲ 교황 베네딕토 16세
독일 가톨릭 교회는 최근 수주 동안 수백 명이 1950년대와 80년대 사이 미성년자일 때 가톨릭 사제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독일 내 27개 교구 중 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교구에서 성추문 주장이 제기됐고, 특히 현 교황이 1977~82년 대주교로 있던 뮌헨과 프라징 대교구도 포함되어 교황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황이 대주교로 있을 당시 아동 성추행을 한 혐의가 있는 문제의 사제를 다른 곳으로 옮겨주며 성직을 계속 유지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뮌헨과 프라이징 대교구는 베네딕토 당시 대주교가 해당 사제가 아동 성추행 혐의가 있다는 점을 몰랐다고 해명했고, 15일에는 이 사제에 대해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해당 사제의 이름이 페터 훌러만이라고 실명을 공개하면서 그가 유죄 판결을 받고도 지난 30여 년간 아이들과 계속 일해 왔다고 보도해 파문을 이어갔다. 또 교황이 1980년 훌러만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검토했으며 훌러만의 전보를 승인했다고 전했다.

훌러만은 1984년 9월 18일부터는 바이에른주(州) 그라핑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일주일에 6시간씩 학생들에게 종교 과목을 가르쳤으며, 1986년 아동 성추행 사건으로 집행유예 18개월 및 4000마르크 벌금형과 함께 치료 명령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훌러만이 사제로 있는 온천마을 바트 퇼츠의 루페르트 프라니아 주교는 그의 성추행 전력에 대해 듣지 못했다고 말했고, 그가 21년간 사제로 일해 온 그라힝과 바트 퇼츠의 가톨릭 신자들은 그의 과거 행적에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이와 유사한 성추문이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도 나오고 있고 아일랜드는 1970년대 가톨릭 교회 수장에 의한 은폐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16일에는 남미의 브라질에서도 가톨릭 사제 3명이 성추문 혐의로 성직을 정직당했다.

독일 가톨릭 교회, '학대 핫라인' 개설

이어지는 파문으로 가톨릭 교회의 위상과 신뢰가 흔들리면서 교황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황은 지난 12일 교황청에서 독일 교회 지도자들로부터 사건에 대해 설명을 들었지만 이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교황은 그 자리에서 "깊은 낙심과 충격"을 표했다고 로버트 졸리치 독일 대주교가 전했다.

독일 가톨릭 청년 단체인 BDKJ의 대표 디르크 타엔츨러는 <AP> 통신에 "모든 신도들이 교회의 나쁜 이미지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면서 교황이 직접 이번 사태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독일 가톨릭 교회는 16일 "학대 핫라인"을 개설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사태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독일 주교회의는 오는 30일부터 가동되는 이 핫라인이 "(성추문) 피해자들을 위해서 뿐 아니라 있을 수 있는 가해자들을 위해" 전문가들의 상담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밤베르크의 루뒤그 쉬크 주교는 16일 현지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드러난 사건의 숫자에 놀랐다면서도 이 문제는 "공개적이고 직접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종기는 반드시 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 성직자에 의한 성추문은 과거 주로 미국에서 문제가 됐었다. 시클루나 주교는 지난 10년 간 자신의 사무실에서 총 3000여 건의 추문 사례를 조사했으며 주로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무실의 10명의 관계자들이 이 일을 처리하고 있다"며 "이 숫자로 해결될 수 있느냐가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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