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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 남성 성욕 고민해주는 '친절한 기자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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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 남성 성욕 고민해주는 '친절한 기자氏'"

<중앙> "성매매 금지가 성범죄 늘려" 주장에 "무식·위험" 반발

<중앙일보>가 최근 부산 여중생 살인사건과 관련해 지난 12일 칼럼에서 '성매매 금지법이 잠재적 성폭행 범죄자의 수를 늘리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제기해 여성계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일보> "홍등가가 여염집 규수 정조 지킨다"?

<중앙일보> 양선희 위크앤 팀장은 "성매매 금지법은 좋은 법일까"라는 칼럼에서 최근 부산 여중생 살인 사건을 다루면서 "원인을 잘 분석해 보면 성범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나올 수 있다"며 성매매 금지법이 성범죄 증가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성매매금지법으로) 성매매가 지하로 숨어들면서 비용이 높아졌다. 가난하고, 소외된 젊고 늙은 남자들이 적당한 비용으로 성욕을 해결할 곳이 없어졌다"며 "이게 잠재적 성폭행 범죄자의 수를 늘리는 건 아닐까"라고 밝혔다.

그는 "돌 맞을 생각이지만"이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홍등가가 여염집 규수의 정조를 지킨다'는 옛말이 떠오른다"며서 "성욕 왕성한 남자들이 사는 나라에서 '성을 사는 것은 나쁜 짓이니 억제하라'고 아무리 훈육을 한들 통할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은 진정 보호되고 있는가. 오히려 이 땅을 떠나 밀입국까지 감행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성매매금지법은 좋은 법일까?"라는 의문으로 칼럼을 마무리했다.

▲ 지난 12일 <중앙일보>에 실린 양선희 위크엔 팀장의 칼럼 "성매매 금지법은 좋은 법일까". ⓒ중앙일보

""뭇 남성들의 성욕까지 고민해주는 '친절한 기자씨'?"

이 칼럼에 즉각 반론이 제기됐다.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는 지난 12일 성명에서 "논리적으로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문제의식의 일천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여성을 이분화시키고 성매매 여성들을 비하하고 낙인찍음과 동시에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중앙일보>라는 국내 주요 언론사의 사설칼럼란에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옹호하는 양씨의 글이 버젓이 실려있다는 사실에 강력하게 항의한다"면서 "중앙일보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미래 '이프' 홈페이지에서도 이 글을 두고 반론이 거듭 제기됐다. 문은미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연구원은 "남자들의 성욕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범죄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면서 "이 글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젊고 늙은 남자들'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치부하는 데에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대한 강한 편견이 드러나 있다"고 비판했다.

문은미 연구원은 "통계적으로 봐도 (성범죄를 일으키는 이들 중에는) 교수, 의사 등 전문직 집단도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2006년 법무부 자료)"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저지른 성폭행, 살해 사건들은 오히려 그들의 상실감, 박탈감, 분노가 표출된 사회구조적 문제인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배임숙일 인권희망센터 강강수월래 대표는 "뭇 남성들의 성욕까지 고민해주는 '친절한 기자씨(?)'"라는 제목의 반론에서 "성매매를 처벌하기 전에는 우리사회에 성폭력 범죄가 별로 없었나. 아니다"라며 "국제적으로 성매매 천국이라 불리던 당시에도 성폭력 발생율 또한 세계적으로 1,2위를 다툴 정도로 심각했다. 기자라는 사람이 그런 사실 확인조차 안하고 멋대로 글을 쓰나"라고 비판했다.

배임숙일 대표는 "가난하고, 소외된 젊고 늙은 남자들이 적당한 비용으로 성욕을 해결할 곳이 있어야 한다며 남성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걱정해가며 피해여성들에게 남성들의 성욕을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자는 과연 누구인가?"라며 "성매매같은 비인간적, 인권유린적 성문화가 오히려 성범죄의 원인이라는 걸 기자라는 사람이 정말 고민해 본 적이 없나?"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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