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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이, 가난한 아이 갈라서 밥상 차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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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이, 가난한 아이 갈라서 밥상 차리나?"

역사상 최대 연대기구 '친환경무상급식연대' 출범

"3월 초면 학교에서는 무상 급식 대상자를 선정한다. 아이들이 무상 급식을 신청하면 담임은 명단을 모아서 회의를 한다. 그리고 한 반당 5명, 3명씩 선정하고 나머지에게는 '미안하지만 급식비를 내야겠다'고 이야기 한다. 아이들과 교사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

선정되지 못한 학생은 어떻게 할까. 한두달 낼 수 있는데까지 내다가 12월이 되면 미납액이 쌓이고 담임 교사가 밥값내라고 독촉할 수밖에 없게 된다. 또 그런 통지서를 들고 가슴 미어져야 하는 것이 우리 어머니들이다."(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16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친환경 무상급식 풀뿌리 국민연대'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친환경무상급식연대는 전국 2110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대규모 연대기구로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만 해도 100여 명에 달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연대 기구"라는 소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교 현장 보고'를 맡은 정진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최소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먹는 밥만큼은 정부에서 해줘야 한다"면서 "가진 집 아이나 가난한 집 아이나 도란도란 앉아 식사하며 즐거울 수 있는 학교 모습을 만드는 것은 교사뿐 아니라 국민 대다수의 간절한 염원"이라고 말했다.

"친환경무상급식은 '불우이웃돕기'가 아닌 '생명교육'"

친환경무상급식연대의 상임운영위원장을 맡은 배옥병 안전한학교급식운동분부 상임대표는 "친환경 무상급식은 불우 이웃돕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역에서 생산한 우리 농산물을 학교 급식으로 안전하게 사용해서 농업의 중요성, 생명의 가치, 인권의 중요성, 전통 식문화의 중요성을 교육 체험케 하는 교육"이라고 주장했다.

배옥병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보편적 복지 실현을 위해 '친환경 무상급식'이라는 화두로 정책선거로 치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예산 문제 운운하지만 이는 정부가 정책 입안 때 무엇을 우선 순위에 두어 하는지가 문제지 예산이 없어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내놓은 '차별 급식'에 반대한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갈라서 밥상 차리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출범 선언문에서 "단순히 무상급식이 아닌 '친환경 직거래 무상급식'이어야 하며 급식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별 급식지원센터 설치로 생산·가공·유통·소비에 이르는 지역순환경제 활성화와 친환경농업기반확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다각적 의미를 아우르는 정책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친환경급식연대는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부탁해로"라고 쓰인 현수막을 펼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부자 급식 반대? 그럼 부자 감세는 왜 했나"

'무상급식'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핵심적인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도 민주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사회당 등 야당 소속 국회의원과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부영, 박명기, 곽노현 후보 등이 참석해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에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무상급식을 빨갱이, 사회주의,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의무교육도 포퓰리즘이고 교육복지도 모두 빨갱이냐"라며 "복지에 대해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명박 정부의 무식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부잣집 아이들에게 왜 무상급식하느냐'고 하는데 그럼 부자 세금은 왜 깎아줬느냐"라며 "부자 아이들에게 무상급식 반대하는 것은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한다는 엄연한 현실을 기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빵꾸똥꾸', 친환경 무상급식은 '지붕뚫고 하이킥'이다"라고 외쳤다.

각계각층 동참…"1석 4조의 정책 현실화하자"

친환경무상급식연대에는 생활협동조합과 농민단체를 포함해 사회 각계의 시민단체가 광범위하게 참여했다. 아이쿠프 생협의 이정주 회장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바라는 일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이상한 일"이라며 "무상급식은 우리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대표는 "무상급식은 아이들을 차별없이 평등하고, 행복하게 키우고 여성의 도시락 부담을 덜어주고 친환경 농업을 지원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석사조의 정책"이라고 말했고 한살림 김인경 회장은 "우리는 정부에게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의 김종남 사무처장은 "돈이 없다고 하는데 4대강의 물을 더럽게 만들어 안전하지 못한 식수 만들고 강바닥의 생명을 죽이는 보 10개만 만들지 않으면 무상급식 예산 만들수 있다"고 꼬집었다.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도 "4대강 예산 22조 원이면 무상급식을 11년간 할 수 있는 돈"이라고 거들었다.

전국농민연합의 이광선 의장은 "원래 우리는 밥상머리에서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며 "무상급식은 생명 농업을 구현할 좋은 기회다. 농민들도 이 운동이 전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우석균 정책실장은 미국 농무부 조사 결과를 들어 '무상급식'의 당위를 설명했다. 우 실장은 "학교 급식을 시행하는 학교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학교의 아이들보다 훨씬 건강하다"며 "비만도 뿐 아니라 비타민, 마그네슘 등 측정 가능한 모든 측면에서 그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우 실장은 "놀라운 사실은 저소득층 아이들뿐 아니라 중간 소득, 고소득의 아이들까지도 건강에 무상급식이 긍정적 효과를 미쳤다는 것"이라며 "무상급식이야 말로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 우리의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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