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Taking On China'라는 칼럼을 통해, 위안화 문제는 이제 말로 할 단계는 지났다고 단언했다. 나아가 그는 실제적인 처방으로 '수입 과징금' 부과를 제안했다.(☞관련 기사:"2010년은 중국의 해, 그러나 좋은 모습은 아닐 것")
"중국의 환율조작, 도를 넘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은 1971년 독일, 일본 등이 달러 대비 자국의 화폐 가치를 높일 때까지 몇 개월 동안 10%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면서 "당시는 지금과 비슷하지만 훨씬 덜 심했던 환율조작 문제였다는 점에서, 이번에 과징금을 매긴다면 훨씬 강도가 높아야 한다.
25% 정도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연합뉴스=EPA |
크루그먼 교수는 자신이 이처럼 '환율전쟁'을 부추기고 나선 이유에 대해 "중국의 환율정책은 이미 매우 심각한 상태에 있는 세계 경제에 실질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저평가하는 정책으로 외환보유고가 매달 100억 달러씩 증가하고 있으며, 2003년만 해도 460억 달러에 그쳤던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45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IMF 전망). 지금도 중국은 외환보유고가 2.4조 달러로 압도적 1위인데, 매달 300억 달러를 추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수입국과 세계 최대 수출국, 정면 충돌하나
크루그먼 교수는 "주요 국가의 환율정책이 이 정도로 왜곡된 사례는 없다"고 분개했다. 중국은 좋을지 몰라도 나머지 다른 나라들에게는 심각한 손해를 강요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법에 따라 2년마다 환율조작국을 지정하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올해 4월15일은 2년만의 보고서가 발표되는 날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재무부가 그동안 중국에 대한 모호한 태도를 버리고 '명백한 사실'인 만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명시하고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만일 미국 정부가 크루그먼 교수의 제안대로 행동한다면 사태는 엄중해진다. 이미 중국 정부는 '독자적인 환율정책'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강제적인 방식으로 중국의 환율을 절상하라고 하는 요구를 중국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지금 세계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쌍두마차'로 기대를 모아온 세계 최대 수입국 미국과 세계 최대 수출국의 정면충돌이 현실화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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