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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캐스트 개편, '약'인가 '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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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네이버 뉴스캐스트 개편, '약'인가 '독'인가

"기사 보기 불편해" vs "선정적 기사 줄어 좋다"

네이버가 지난 2일 개편한 뉴스캐스트를 두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가 이번 개편에서 의도한 '선정성' 문제를 상당히 해결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도 많다. 특히 개편 이후 사이트의 트래픽이 크게 줄어든 언론사의 반발도 크다.

기본 노출 기사수가 절반…각 언론사 트래픽 '뚝'

뉴스캐스트 개편 이후 네이버에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의 사이트 트래픽이 크게 줄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0일 개편 이후 첫 주 트래픽 추이를 분석한 결과 방문자 수가 28.3퍼센트, 페이지 뷰가 25.7퍼센트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는 조사 결과(리서치 회사 메트릭스에 의뢰)를 발표했다. 2월 평균(설 연휴 포함 주 제외)과 비교한 결과다.

<미디어오늘>은 "개별 언론사 트래픽은 표본 수가 많지 않아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추세적으로 방문자 수와 페이지뷰가 크게 줄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 언론사들에서는 뉴스 개편 직후에는 크게 60~80퍼센트까지 트래픽이 감소한 곳도 있어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이러한 차이는 일단 뉴스캐스트에 노출되는 기사 개수 자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개편 직전 한 언론사당 13건의 기사를 노출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각 언론사별 페이지에서 7건의 기사만 노출하도록 되어 있어 '절대량' 자체가 작다. 게다가 별도로 구독하는 언론사를 설정하지 않은 경우 '주제별 보기'의 '톱 뉴스'가 기본으로 노출되어 각 언론사들의 기사 노출 기회가 적어졌다.

▲ 네이버 뉴스캐스트 개편 이미지. ⓒNHN


"접근성·편의성 줄어" vs "깨끗하고 편안해졌다"

개편 직후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옴부즈맨 게시판에는 보기에 불편하다는 이용자들의 항의가 많다. "훨씬 깨끗하고 편안해 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볼 게 없고 복잡하다"는 반발도 적지 않다.

한 누리꾼은 "하루에 뉴스캐스트 전체 기사 보는 게 일이었는데 너무 복잡해지고 번거로워지고, 진짜 너무 손이 안 간다. 기사도 눈에 안 띈다"고 지적했고, 다른 누리꾼은 "특별히 읽을거리도 없고 두 번이나 클릭해야 들어갈 수 있다. 너무 불편하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엄호동 <경향신문> 뉴미디어사업단 기획마케팅팀 팀장은 "개편된 뉴스캐스트가 이용자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산만한 느낌이 드니 심리상 클릭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류한나 네이버 홍보팀 과장은 "언론사마다 편차는 있지만 트래픽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 협의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기사를 누르면 언론사별 페이지로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각 언론사가 자사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등의 해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정적 제목 달기 줄어"…네이버 '만족'?

반면, 네이버의 이번 개편 자체가 각 언론사들이 직접 편집하는 뉴스캐스트의 선정성 문제를 해결하려던 것이었던 만큼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각 언론사 홈페이지의 톱기사와 섹션별 기사와 네이버 편집을 일치시키도록 강제하면서 선정적 제목이 줄었다는 것.

류한나 네이버 홍보팀 과장은 "예전 편집에서 워낙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 제목이 메인아 노출되어 문제가 됐었는데 상당히 정화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내부에서도 "편의성, 접근성, 수익성 등의 문제에서 이번 편집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애초에 '리스크 최소화', '비난 최소화'에 목적을 뒀던 만큼 각 언론사들의 광고성 기사나 선정적 기사가 줄어든 데 만족한다"는 분위기가 주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각 언론사의 트래픽이 줄어든 것도 선정적 기사 제목 경쟁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라는 판단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류 과장은 "아직 이용자들이 새 뉴스캐스트에 익숙해지지 못한 것도 있지만 기존 편집이 스포츠-연예 뉴스 중심이라면 이번 편집에서는 그만큼 그런 뉴스의 노출이 빈번하지 않아 트래픽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디어오늘> 조사에서도 스포츠·연예 관련 매체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뉴스캐스트 개편 첫 주 <스포츠동아>의 페이지뷰가 62.9퍼센트나 급감한 것을 비롯해 <스포탈코리아>, <오센>, <스포츠서울>, <일간스포츠> 등이 각각 54.9퍼센트, 54.5퍼센트, 47.8퍼센트씩 줄어들었다"면서 "연예 뉴스 비중이 컸던 <머니투데이>와 <아이뉴스24>도 48.1퍼센트와 43.3퍼센트씩 줄어들었다"는 분석을 전했다.

비슷한 성향의 중앙일간지 가운데서도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14.4퍼센트와 14.2퍼센트 씩 줄어드는데 그친 반면 <동아일보>는 36.0퍼센트나 줄어든 것도 이러한 영향 때문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오늘>의 이정환 기자는 "<스포츠동아>가 <동아일보>에 같이 포함되어 있어 특히 그 하락폭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연 이번 개편이 선정적 제목 달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느냐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1월 네이버가 뉴스캐스트를 오픈형으로 처음 개편한 이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언론사 간 선정성 경쟁이 심각해진 것처럼 이번 편집에서도 마찬가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한 기자는 "네이버가 이번 개편으로 선정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몇몇 언론에서는 이미 톱뉴스 등에 선정적인 기사를 배치하는 식의 '클릭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가 각 언론사 홈페이지와 동일한 편집을 요구하는 등 규칙을 까다롭게 하면서 각 언론사의 '피로도'가 높고, 편집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네이버 측의 '시정 요구'에 불쾌감을 토로하는 편집 기자도 있다. 사실상 네이버의 입김에 언론사 홈페이지가 영향을 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다시 개편할 수 있다"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다시 개편할 수 있다"며 원론적인 차원에서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 류한나 과장은 "각 제휴사 평가나 옴부즈맨 등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는 열려있고 뉴스캐스트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이용자와 제휴 언론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엄호동 팀장도 "네이버에서도 트래픽 등에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하락세가 더 크다고 판단하지 않을까 한다"며 "언론사들의 항의도 있는만큼 앞으로 일정 부분 추가 개편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정환 기자는 "네이버의 애초 목적이 선정적 기사에 대한 사용자 불만을 줄이는 것이었던 만큼 내부에서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안다"며 "이대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이폰 시대'…네이버도 올드 미디어 된다"

한편, 엄 팀장은 "아이폰 등의 영향으로 네이버 메인 페이지의 영향력이 줄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인터넷에서는 네이버가 '게이트'였지만 아이폰에서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 불과하다"면서 "네이버를 이용했던 많은 사람 중에 상당수가 아이폰을 쓰면서 네이버 자체의 접근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는 PC로 접근하는 인터넷 환경에서는 절대 강자일 수 있으나 앞으로 다가올 뉴미디어에서는 과거 신문사들이 겪어온 것처럼 그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앞으로 획기적인 비즈니스가 나오지 않으면 네이버와 같은 포털의 하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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