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리졸브(Key Resolve)' 한미 합동 군사연습이 8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가운데, 북한이 예상대로 강한 반발의 목소리를 내놨다.
북한은 7일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성명을 발표해 "이번 연습의 성격 자체가 핵전쟁 연습, 북침전쟁 연습인 만큼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과정은 부득불 중단될 것이며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성명은 "군사연습을 구실로 우리의 영해, 영공, 영토를 위협하는 미국의 핵 공격 수단에 우리 혁명 무력의 핵 억제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자위적 권리"라며 "우리 혁명무력은 더 이상 정전협정과 북남 불가침 합의의 구속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또 "총부리를 겨누고 핵전쟁 구름을 몰아오는 상대와 마주앉아 평화와 협력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우리를 겨냥한 전쟁연습이 계속되는 한 조미(북미), 북남 사이의 모든 군부 대화는 단절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우리의 체제 붕괴와 급변사태 조장을 목적으로 작성된 작전계획이 실전연습으로 강행되는 오늘의 사태를 수수방관할 수 없다"면서 "이제부터 우리의 혁명무력은 아무런 제약도 없이 자위력을 결심한 그대로 당당하게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매년 키 리졸브 훈련을 거칠게 비난해 왔다. 따라서 이날 성명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또한 북한은 작년에 이미 불능화했던 핵시설을 원상복구하고 핵 연료봉 재처리를 시작했기 때문에 '비핵화 중단'은 사실상 내용이 없다.
그러나 '비핵화 과정 중단'이란 말 속에는 훈련 기간 중에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미 타진 등 평화협정 협상과 6자회담 복귀를 위한 움직임을 멈추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게 되면 북미간의 추가 양자대화는 18일 이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고, 4월 12일 핵 안보 정상회의 전까지 6자회담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은 빠듯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북한이 "정전협정과 북남 불가침 합의의 구속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한 점으로 볼 때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수역에서 포 사격이나 단거리 미사일 발사 같은 군사 행동을 재연할 공산도 있다. 미국에 평화협정 협상을 제안해 놓은 만큼 이 문제의 시급성을 극적으로 표출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이 작년 키 리졸브 훈련 당시 남북한 육로 통행을 세 차례 차단했던 것 처럼 올해도 개성공단 사업에 장애를 조성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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