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 측과의 회담을 사흘째 이어갔다.
김 부상은 11일 저녁 베이징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와 저녁식사를 하기에 앞서 방중 후 처음으로 언론과 접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부상은 기자들에게 "평화협정 체결, 6자회담 재개, 중조 (양자) 문제 등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과의 협의 의제를 소개했다.
김 부상은 "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앞으로 알게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외교적으로 접촉한 만큼 더 이상 드릴 말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 부상과 차석대표인 리근 미국국장 일행은 9일 우 대표의 초청 형식으로 베이징에 갔다.
방중 당일 저녁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우 대표가 주최하는 만찬과 회담에 참석한 이들은 10~11일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중국 측 담당자들과 회담했다.
김 부장의 말로 미뤄 볼 때 북측은 이 자리에서 평화협정 체결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가 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중국 측은 평화협정에 대해서는 수긍하면서도 제재를 완전히 해제해야 한다는 요구는 지나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은 제재 해제에 준하는 정치적 명분과 경제 지원을 북한에 제공하는 우회로를 찾는 쪽으로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상이 말한 "중조 (양자) 문제"는 우회로의 일부로, 화폐개혁 후 불안한 경제 상황에 중국이 도움을 주는 방안이 모색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문제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상의 이번 방문으로 이 문제들이 모두 해소되고 6자회담 재개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의 입장이 여전히 경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이번 회담 결과를 미국 측에 전하며 북미 양측의 중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 후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과 북미 추가 접촉 등이 이뤄진 뒤에 6자회담 재개 문제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유관 당사국이 공동으로 노력해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10일 우다웨이 전 외교부 부부장을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로 임명한 점을 언급하며 "중국이 한반도 정세와 6자회담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상 일행은 12일에도 추가 협의를 벌인 뒤 오는 13일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평양에서는 린 파스코 유엔 사무국 정무담당 사무차장이 방북 사흘 째 행보를 이어갔다. 파스코 차장은 이날 저녁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파스코 차장은 반 총장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내는 구두친서와 선물을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전달했다. 반 총장은 친서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요청하고 본인의 방북 의사도 전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파스코 차장 일행은 이날 김책공업종합대학 전자도서관과 평양어린이식료품공장 등을 참관했으며 국립교향악단의 공연도 관람했다. 그는 12일까지 평양에 머물며 북한 고위 인사들과 만나 북핵 문제는 물론 인도적 지원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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