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한반도 문제를 다뤄온 전문가답게 위트는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차분한 자세로 한반도 문제의 본질을 응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거의 대북정책을 정확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은 신경 쓸 이유가 별로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결국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느냐의 여부는 한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북한의 광명성 3호-2호 발사와 한국의 대선 전인 2012년 12월 8일 평화네트워크 은종훈 인턴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조엘 위트를 만나 이뤄졌다. 3개월 가까이 지난 시점이지만, 그의 진단과 권고는 경청할 만하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 ⓒ평화네트워크 |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당신은 왜 북한이 지금 이 시점에(2012년 12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려 한다고 생각하는가?
사실 나는 북한에 대해서 미시적인 분석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북한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서 정확한 답을 아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은 중요하고, 미사일 발사 같은 북한의 행동의 저변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들 몇 가지를 말하자면, 첫 번째로 북한이 김정일의 사망과 김정은 취임 1년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념일은 북한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이벤트이고, 그래서 그 시기에 맞추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해왔을 수도 있다.
두 번째로는, 한국과의 군비경쟁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북한과 한국은 꽤 오랜 시간 동안 경쟁 관계를 지속해왔다. 한국이 나로호 발사를 계속 지연시키면서 북한으로서는 체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려는 것 같다. 세 번째로는, 북한이 자신들이 개발한 핵을 운반할 수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자 해왔기 때문이다. 로켓 혹은 미사일 실험은 그런 이유에서 북한에게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아시아로의 귀환과 대남, 대미 협상에 있어서 자신들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도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미사일을 계속 개발시키고 핵무기를 위한 물질을 계속 생산함으로서 북한은 여러 협상에서 미국과 한국에 더 큰 발언권을 가질 수 있다. 이 이유들 중 일부가, 혹은 모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지금 시기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만약 북한이 장거리 로켓의 발사를 국제 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감행한다면,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행정부는 어떻게 반응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발사 이후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오바마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북한이 무언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을 때 미국이 항상 했던 반응을 오바마 행정부 또한 답습할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은 유엔에 가서 제재를 강화하려 할 것이고, 그러면 중국은 미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제재는 거의 효과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늘 그래 왔기 때문에, 북한 또한 이러한 미국의 반응을 예측하고 행동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의 행동을 예측하는데 항상 어려움을 겪지만, 북한은 국제사회의 반응이 일정한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의 반응을 거의 완벽하게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는 제재가 결코 효과적일 수 없다. 따라서 결국엔 이러한 북한의 행동에 관한 우리의 반응은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에 미국과 북한의 미사일 협상은 타결될 뻔했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다시 북한과 미사일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2000년 이후 많은 모멘텀을 얻으면서 12년간 극적으로 발전해 왔다. 그 결과로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북한을 저지하는 데에는 그때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다. 우리는 너무 멀리까지 와버린 것이다. 만약 미국과 북한이 협상테이블에서 마주한다면 북한은 이런 식으로 말할 것이다. "음, 그때는 오래전이잖아,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따라서 협상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12년 전으로 돌아가 그때의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생각이다.
다음은 북한의 체제에 관한 질문을 하겠다. 김정은이 권력을 차지한지 약 1년이 지났다. 몇몇 사람들은 김정은의 북한은 이전의 선군체제에서 경제우선체제로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하곤 한다. 당신은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는가?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지 아직 1년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이 기간 동안 그가 경제를 조금 더 우선시할 것이라는 징조가 보이긴 했다. 2012년 4월 15일 연설에서도 그는 '인민들이 더이상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아도 될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그가 권력을 잡은 지 12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아직 우리가 북한의 체제 변화를 예측하기에는 이를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매우 조금씩이지만 전문가로서 분석하기에는 김정은의 리더십이 이전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은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그는 그의 아버지, 김정일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 김일성의 리더십 스타일과 비슷한 것 같다. 또한 그에게는 임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젊고 아름다운 아내가 있다. 여러 측면에서 변화가 예감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나 변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지난 1월 3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6자회담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중지된 상태로 있다. 당신은 6자회담이 북한의 비핵화에 효과적인 수단이라 생각하는가?
그 질문에 대해 이 대답이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특히 한국의 사람들 그리고 스펙트럼의 좌측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여기서 다루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현실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 햇볕정책은 매우 좋은 전략이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그때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 당시로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6년 전보다 지금의 상황은 상당히 악화되어 있다. 모두가 뉴스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외교가 펼쳐졌던 그때의 햇볕정책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만약 문재인이 당선된다 하더라도 북한이 현재까지의 기조를 갑자기 버리고, "와, 문재인 정부는 우리와 대화하는데 관심이 있어! 우리도 대화하고 싶어!" 이런식으로 반응할 리는 없다. 내 생각에 북한은 남한이 온건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을 상당히 방해할 것이다.
두 번째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외교를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여야 한다. 그리고 내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외교가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의 접근을 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의 기존 정책들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시기이다. 한국이 어느 정도는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6자회담은 지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6자회담은 더는 주된 협상테이블이 아니다. 이제 6자회담은 1년에 한두 번 각 주체들이 모여 대화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우산'일 뿐이다. 이를 재개하는 것은 분명 필요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의 문제와 여러 정책들을 평가하고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2013년은 6개국 모두 정치권력의 변화가 일어나는 해이다. 6자회담의 각 국가들에서 권력의 이동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6자회담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것은 전혀 변수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치권력의 변화가 아니라 관점과 접근의 변화가 필요하다. 부시 행정부 때부터 취해왔던 접근들을 우리는 성찰하고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핵심 이슈들을 쟁점화시켜야 한다.
첫 번째 핵심 이슈는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될 수 있다. 이런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두 번째 핵심 이슈 또한 이와 관련되어 있는데, 평화협정과 함께 비핵화 노선을 위한 길을 닦기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북한과의 관계에서 핵심 이슈이다. 이는 새로운 접근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를 위해서 어떤 과정을 취해야 할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이 과정에는 4자회담이 꼭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4자회담의 참여국은 미국, 한국, 북한, 그리고 중국이다. 6자회담 참가국들 가운데 이 4개국들이 확실히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각자 어떤 방식으로 비핵화 담론을 이어가고 이에 관한 협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치는 않다.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구체적인 방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가'가 정말 중요하다.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목표가 분명해지면, 구체적인 과정은 차후에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런 획기적인 변화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우리는 더 이상 효과도 없는 여러 정책들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문제의 핵심을 파고들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물론 '한반도에 평화를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비핵화를 이뤄낼 것인가'이다.
2013년은 북한이 NPT에서 탈퇴하겠다고 통보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그 이후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북핵문제로 많은 사람들은 지쳐있는 상태인 것 같다. 사람들의 피로감과 비관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특정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오랜 시간동안 특정한 것에 매달리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피로감과 비관주의를 극복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이 향후 5년에서 10년간 확대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지금으로부터 5년 후를 한번 상상해보자. 북한은 50여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고 계속해서 핵무기를 늘려가고 있을 것이다. 또한 계속적으로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하고 배치할 것이다. 이런 충격적인 이미지를 한번 그려보자. 사람들이 5년 후 이런 상황이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상관없다. 만약 한국의 사람들이 북한의 이런 모습을 떠올리고도 아무 문제가 없다면, 그리고 더 이상 통일에 대해 바라지 않는다면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한반도에 통일이 절대로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 2010년의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등을 생각해보면, 그때 한반도에는 분명 교전이 전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했다. 한반도의 사람들은 부주의로 인한 2차 한국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받아들일 의지가 있는가? 전쟁이 언제나 "그래! 전쟁이다!"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전쟁은 작은 사고로 인해서 발발하고, 때때로 작은 부주의로 인해서 발발한다.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2010년의 연평도 포격 이후 이것이 국지적 규모의 교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히 컸었다. 그리고 만약에 이런 확대가 일어난다면, 상황은 당연히 악화되었을 것이다. 북한에 대해 피로감과 열패감에 쌓인 사람들이라면 이런 부정적인 상황들을 한번 생각해보길 권한다. 우리가 왜 끊임없이 한반도 평화를 노력해야 하는지 답이 나올 것이고, 또 한 걸음 나아갈 의지가 생길 것이다.
2013년은 휴전 60주년이기도 하다. 당신은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이 핵심 이슈 중의 하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몇몇 사람들은 비핵화를 위한 새로운 모멘텀으로써 평화협정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마 당신도 이 주장에 동의할 것 같다. 평화협정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조금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겠는가?
그렇다. 우리는 평화협정 등에 관한 협상을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동시에 평화협정이 비핵화와 강하게 연계되어 있게끔 해야 한다. 평화협정은 비핵화를 위해 필요하기도 하고, 평화협정과 비핵화는 함께 가야만 한다.
하지만 평화협정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평화협정만이 효과가 있을 전략이라는 점이다. 다른 접근은 사실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앞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상태로 시간이 흘렀을 때 예측되는 미래가 아무 문제 없는 것 같다면 변화를 취할 필요가 없다. 만약 이대로 북한이 계속 호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괜찮다면 협상도 필요 없다. 그냥 북한이 하던 대로 계속하게 하면 되고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추가적인 도발과 전쟁의 위험에 대해서 받아들일 준비만 하면 된다. 전쟁의 위험이 존재하는 비평화 상태에서 살 자신이 있다면 상관없는 것이다.
그런데 비평화 상태를 원하지 않고 평화를 원한다면 가능성 있는 모든 것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현재로서 유일한 방법은 현재 한반도의 핵심적인 안보 이슈를 다루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여기서 의미하는 핵심적인 안보이슈란 정전협정을 영구적 평화협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평화협정으로의 변화 과정이 진행될수록 남과 북 양측의 위협에 대한 지각은 당연히 감소할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평화협정은 북한을 위한 선물이 아니다. 한국의 안보에도 도움을 주는 중요한 것이다. 이게 바로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태까지의 길을 그대로 가려고 한다. 이명박 정권에서 일했던 사람들과 다른 보수정권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이러한 접근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이 협상에 뛰어들면, 북한이 한국의 동맹국들을 물리치고 또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 떠나게끔 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가 협상에서 그런 결론으로 치닫게끔 할 정도로 멍청할 리가 없다. 만약에 협상을 통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다른 동맹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결과에 도달할 정도로 멍청하다면, 그래도 싸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그렇게 멍청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미국의 정책에 대해서 물어보겠다. 2009년 2월, 오바마 행정부는 "만약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미국은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고, 휴전 협정을 영구적 평화 협정으로 전환시키며 북한 주민들에게 에너지와 경제적 도움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 라 말한 바 있다. 4년 가까이 지난날 어떻게 평가하는가?
3년이 훨씬 지난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재 오바마 행정부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3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오바마 행정부가 그렇게 말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버마(미얀마)에서 말한 것도 내가 보기엔 의미 없는 이야기였다. 오바마는 북한 지도부를 향해 "버마의 길을 따르라"면서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나는 미국의 정부에서 북한과 관련된 이슈를 10년여 동안 다뤄왔는데, 클린턴과 다른 많은 사람들이 수없이 그런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오바마 대통령 또한 우리가 여태껏 수년간 해왔던 말을 그저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이나 행정부 관리들의 언급은 언제 한 것이든 새로울 것이 전혀 없고 일종의 레토릭일 뿐이다. 북한과 관련된 업무를 해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이런 말들은 모두 상징적일 뿐이라는 말인가?
상징적이지조차 않은 것이다. 아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일종의 상징적인 언급이기도 하다. 다만 이는, 미국이 진지하게 이 문제를 대하고 있지 않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 이외에는 어떤 상징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흐름이 오바마 행정부 2기에서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 '재균형(rebalance)'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한번 생각해보자. 미국은 요즘 "우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관계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그 지역에서의 가장 핵심적인 안보 위협에 대해서 다루지 않으면서 그 지역에 중점을 둘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우리는 북한에 전혀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못하다. 우리는 그저 무시하고 있을 뿐이다. 최근 3년간 어떠한 해결책을 모색하려 하지 않고, 그저 북한을 무시하기만 해왔다. 그래서 나에게는 현재 행정부의 '재균형'에 관한 이야기가 전혀 와 닿지 않는다.
오바마 행정부 2기는 무엇을 할까? 현재로서는 우리가 어느 방향을 향해 있는지 꽤 자명하다. 만약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 오바마 행정부는 유엔으로 달려가 제재를 찾을 것이고, 그 제재는 결국 실패할 것이다. 그러면 미국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할까? 아마 북한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4~5개월간 행동할 것이다. 그러면 그동안 북한은 무언가 다른 일을 또 벌일 것이다. 북한이 할 수 있는 위험한 일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다. 그리고 그동안에 한국 또한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할 것이다. 누가 당선될지는 모르겠지만, 둘 중 누가 되든 이명박 정권과는 다른 태도로 북한을 대할 것이다. 새 대통령은 2013년 초에 미국을 방문할 것이고, 새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의 태도를 바꾸는 데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할 것이고, 솔직히 말해서 나는 정확히 어떻게 될지를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만 말하자면, 오바마 행정부는 1기 때와 같은 접근을 하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
그러니까 결국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 1기 때와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재균형' 전략에 대해서 더 물어보겠다. 미국의 군비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변수로 작용할 것인가?
향후 십 년간 국방 예산의 삭감은 불가피한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항을 고려했을 때 우리가 현재 북한을 대하는 방식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북한은 계속 대량살상무기를 쌓아가고 있다. 향후 5~10년간 북한의 위협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이러한 위협은 절대로 무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는 점점 더 위협적이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것이 미국의 아시아에서의 위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군비가 축소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어쩔 수 없이 특정 지역에서 우리의 능력을 감소시켜야만 한다.
결국 현재로서는 이런 두 가지 흐름이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흐름은 언젠가 결국에는 교차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만약 교차가 발생한다면 매우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는 동북아의 동맹국들에게도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와 그들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미국 정부가 현명하다면 "우리가 어쩔 수 없이 국방 예산을 축소해야 하고, 국방예산의 축소는 해외 파병중인 우리의 군사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니까 앞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예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겠다" 라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정부는 현재로서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
당신은 오바마 행정부 1기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이다. 만약 당신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는가?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점수를 준다면 60점 정도를 주고 싶다.
그렇다면 오바마 2기의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무엇을 제안하겠는가?
우리에게는 한국과의 공조에 더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다른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가 계속해야 할 것들은 있다. 우리는 가능하다면 제재도 강화해야 한다. 나는 절대 제재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안보를 개선시키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외에도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북한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소용이 없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려 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매우 좋은 질문이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려 할지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북한은 늘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주장하고 대화하자고 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들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얼마만큼의 비용을 지불하기를 원하는지 여부다.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핵무기와 미사일을 폐기할 정도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 이것이 요점이다. 이에 대해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북한이 관계 개선을 위해서 어떤 행동을 어떻게 얼마나 할지는 잘 모르겠다. 상당히 많은 변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모르는 것이 정말 많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여태까지 정말 진지하게 탐구하거나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말했듯 한국의 다음 정부는 북한에 대한 접근 방식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 협력을 강화한다거나 금강산 관광 사업을 재개한다면 오바마 행정부는 어떻게 반응할 것 같은가?
내 생각에 한국의 어떤 정부도 이러한 일을 행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혼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국의 새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논의가 어디로 향할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
한국의 대선에서 NLL이 중대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의 다음 정부는 NLL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NLL이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이슈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 선이 그저 인위적인 선이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속해서 미국 정부의 연구를 포함한 여러 자료들을 조금만 찾아본다면, 그들은 NLL의 진실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 전문가들에게는 NLL은 인위적인 선일 뿐이다. 둘째로, 나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안에 평화 수역을 형성하고 더 많은 협력을 함으로써 서해에서의 교전을 막는 등, 이 문제를 다루려 했던 관점은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NLL과 관련해서는 어차피 인위적으로 그어진 선이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매우 느린 속도겠지만, 이는 협력적인 방법이고 결국 그 인위적인 선을 협의로 이끌 수도 있다. 적어도 어딘가로 향하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물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그리고 중기적으로는 북한의 추가적 도발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고, 그게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최근 한국의 두 정부, 즉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교해달라. 각각의 관점에 대한 장단점을 언급해주면 좋겠다.
햇볕정책은 완벽한 정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햇볕정책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보다는 훨씬 좋은 정책이라 생각한다. 북한에 대해서는 크게 두 관점이 있다. 하나는 북한과 함께 협력하려는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에 압박을 가하면 북한이 결국에 붕괴하거나 유연해질 것이라 생각하는 관점이다. 이명박 정권에서는 두 번째 관점을 택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국제 역학관계에서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결국 이명박 정권은 실패할 것이 뻔한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아마 북한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 붕괴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김정일은 뇌졸증이 있었고, 한국의 여러 언론을 보면 북한의 경제 문제나, 불안정한 상황에 관한 기사들만 가득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이 읽는 것을 믿는다. 이런 여론도 의식하여 이명박 정부는 그들이 더 압박을 가해서 북한이 기어들어오기를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여태껏 성공한 적이 없다. 지난 5년을 돌아봐라. 그들이 원하던대로 북한이 변화하였는가? 지난 5년은 완전한 실패였다.
이러한 압박 이후 한국이 다시 햇볕정책, 혹은 북한과의 유연한 협력 등으로 정책의 기조를 변경한다면, 효과가 있을까?
그건 아직 잘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가 북한을 대할 때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한 측면인가 아니면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측면인가?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관점의 근본적인 측면은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 그것이 로봇처럼 체계적이고 규칙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접근하는 관점은 일관되어야 한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고, 결국 오랜 시간이 지나야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이전보다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한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몇몇 사람들은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세계의 정세가 특정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것은 별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대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외교를 펼친다면, 중국 또한 한국, 미국과 함께할 것이다. 중국이 한미의 북한 외교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반길 것이라 생각한다.
근본적인 질문 하나 던지고 싶다. 그런데 정말 미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원한다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은 어떤 인터뷰에서도 나오는 것 같다. 사람들은 사실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잘 모른다. 미국 정부의 그 어떤 인사도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왜냐하면 한반도의 통일이 일어날 것 같은 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내일 당장 일어날 것 같은 일도 아니고 전혀 눈에 보이는 일도 아니다. 만약 미국 정부의 관료에게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합니까?'라고 물어본다면 백이면 백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온당해 보이고, 그들은 한국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지지할 것이다. 그들이 거짓말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진지하게 통일에 대한 한국의 의견을 지지한다.
하지만 디테일로 들어가 보면, 그 속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말 뿐이라는 이야기다. 또한 한 가지 의견을 덧붙이자면, 만약 북한이 방대한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그 누구도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핵무기는 결국 통일코리아의 손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반도의 비핵화가 통일의 핵심적인 조건이 될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서 이러한 관점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원하는 한반도의 통일과 중국이 원하는 한반도의 통일이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이다. 만약 북한 정권이 무너지고, 통일의 기회가 오면 한국은 분명 한국 정부가 그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는 무능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들 덕분에 중국이 북한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약 7년 전 내가 중국 정부의 인사와 이야기를 할 때, "중국은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한국과 미국 멋대로 결정하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중국이 자신들이 거부권을 갖고 있는 안보리에 회부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의 말이었다. 7년이 지났고, 북한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당연히 중국은 7년 전보다도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막고자 할 것이다. 통일 과정에서 오히려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만약 통일을 바라고 있다면 한반도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키우는 것을 돕지 말고 한반도와 북한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한 방편이 바로 경제 협력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날 때도 물론 북한에 중국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만큼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남북 간의 여러 교류를 끊음으로써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북한을 중국의 품으로 밀어 넣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북한과 대화하고 협력하기 전에 북한이 자신들이 저지른 일들, 사고나 도발 등에 대해서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과가 우선 아닌가?
그런 주장들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그러다가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지난 6, 7년간 집착해오다 오히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일본과 비슷한 꼴이 될 수도 있다. 만약 한국이 사과 문제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면 앞으로 추가적인 남북교류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북한이 절대로 사과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물론 북한은 사과를 해야 한다. 하지만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결국 선택을 하는 것은 한국인들이다. "장기적으로 무엇이 우리나라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인가? 북한이 사과할 때까지 사과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그 사이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무언가를 하면서 계속적으로 사과 문제를 이슈화시키되, 한편으로는 다양한 정책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인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미래에 무엇이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다. 당신에게 있어서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엇인가?
나는 1993년과 1994년의 1차 위기 때 그 속에 있었다. 그리고 내 생각에 94년 제네바 합의에 이르는 것은 역사적으로 가장 의미 있었던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나는 94년의 극적인 협상타결이 정말 초석이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건 실패한 합의잖아"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2002년에 그 합의는 붕괴되었다.
하지만 절대로 94년의 협약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1993년에서 1994년으로 넘어가면서 미국 정부는 북한이 향후 10년간 100기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었다. 핵무기 100기면 어마어마한 양이다. 당시 북한은 십 년간 수억 달러를 투자 하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핵프로그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제네바 합의가 해낸 것은 그런 활발한 프로그램 대부분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물론 그 중 몇 개의 프로그램은 부활하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무력화되었고, 부활하지 못하였다. 북한의 핵무장을 일정 부분 막거나 지연시킨 것이다.
나에게 이것은 엄청난 성취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조금 불편하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북한을 다룰 때 정말 중요한 것은 역사를 이해하고, 역사를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을 제어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공론화시킬 수 있을까? 사람들이 역사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좀 더 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그건 잘 모르겠다. 아마 이 문제는 내가 아니라 당신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미국인들은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 신경 쓸 이유도 없고 신경도 잘 안 쓰지만 한국인은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만약 누군가가 "우리가 북한이랑 20년 넘게 대화를 해왔는데, 아직까지 성취한 게 하나도 없잖아! 이게 뭐야?" 라고 말한다면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꼭 알려주고 싶다. 지난 20년간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사람들에게 역사를 통해서 어떻게든 그러한 점진적인 변화들을 보여줘야 한다. 미국인들에 의해서 또 한국인들에 의해서 지난 20년간 많은 책들이 출판되었다. 물론 역사책들도 많다. 하지만 아무도 역사책은 읽지 않으니까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아마 이것은 평화네트워크 같은 NGO 등의 고민이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많은 고민을 통해 창의적인 생각들로 성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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