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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로 변한 시내엔 슬픈 기도 소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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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로 변한 시내엔 슬픈 기도 소리만

지진 발생 이틀째 밤 맞는 포르토프랭스

(포르토프랭스 AFP=연합뉴스) 대지진으로 초토화된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13일(현지시각) 어둠이 내리면서 여기저기 널린 주검들의 모습은 일단 시야에서 사라졌으나 쌓인 폐허 더미 위로 슬픈 노래와 기도가 흘러나왔다.

탈진한 구조대들은 저녁 무렵까지 수톤(t) 무게의 콘크리트 더미 아래 깔린 생존자들을 한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위해 한치 쉴새도 없이 필사적인 발굴 작업을 벌였다.

최악의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10만명까지 이를 수 있다는 공포가 주민들을 엄습하고 있다.

한 아기의 울음소리가 잔해사이로 들렸고 일단의 구조대가 아기에 도달하기위해 조용히 작업을 벌였다.

그때 갑자기 한차례의 여진으로 땅이 흔들리면서 구조대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그런 와중에서도 구조대원 진웰 앙투완은 아기의 팔을 잡고 달래면서 조용히 어려운 구조작업을 진행했다.

규모 7.0의 강진이 엄습한 인구 200만의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지진 발생 24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외국의 지원이나 중장비등이 도착하지 않고있으며 주로 이들 구조대들처럼 맨손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무너진 가옥들에는 많은 사체들이 널려 있으며 한 부부는 잠자다 변을 당한 모습이었고 한 젊은 소녀는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

여자들이 입은 옷은 갈기갈기 찢겨져 있었고 일부 사체들은 불에 탄 모습이었다.

잔해더미에서 구해낸 사체들은 시트에 쌓인 채 길거리에 나란히 놓여졌으며 지나가던 행인들은 참담한 광경에 마냥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한 여성은 자신의 남편이 아직 산채로 잔해더미에 갇혀있다며 도움[078610]을 호소했다.

생토노레가(街)에서는 한 남자가 자동차 더미에 갇혀 지난 24시간 동안 꼼짝못하고 있으며 절망적인 모습으로 그를 지켜보고만 있는 가족과 친지들은 내출혈 증상을 보이고 있는 그가 구조되기 전에 사망하지 않을까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구조대가 갇힌 생존자를 구출하려 애쓰는 사이 간신히 탈출한 생존자들은 멍한 상태로 정처없이 거리를 헤매고 있다.

도시가 폐허로 변했지만 굴착기도 앰뷸런스도, 심지어 소방차도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붕괴돼 산산조각난 대통령궁의 흰 돔처럼 이미 미주 최빈국인 아이티는 다시금 폐허 속으로 내려 앉았다.

해가 지면서 포르토프랭스의 황폐화된 거리에는 수천명이 주민들이 사체들을 옆에 둔 채 거리에서 지진 후 두번 째 밤을 맞이하고 있다.

좀 큰 아이들은 울먹이면서 실종된 부모들을 찾고있다.

병원들은 상당수가 지진으로 붕괴되거나 피해를 입고 또 전기나 수도 같은 기본 서비스가 줄어든 상황에서 밀려드는 부상자들을 처리하느라 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체보관소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열대 더위에 방치된 사체들로 인해 자칫 전염병이 확산되지 않을 까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르네 프레발 대통령은 "모든 시체보관소가 만원이며 병원은 부상자들이 넘치고 있고 의약품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무너진 자신의 집 옆 의자에 앉아있는 80세난 한 노인은 "나라가 뭘 잘못했기에 이같은 재난을 당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그는 자신의 두아들을 잔해더미에서 구해낼 때까지 아무데도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얼마 안떨어진 곳에서는 일단의 여성들이 모여 슬픔을 달래기위해 노래를 부르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여들수록 기도와 노래 소리는 그들의 고통과 피해의 양 만큼이나 커지고 있다고 아이티에서 활동하는 한 미국인 음악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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