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수 주중 북한 대사가 12일 북한 외무성의 전날 평화협정 회담 제안과 관련, 회담에 참여할 정전협정 당사자로 미국과 중국을 거론해 주목된다.
최진수 대사는 이날 베이징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휴전협정에 반대해 조인하지 않고 현재도 (한국이 협정에) 반대하는지 어떤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회담 참여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것이다.
북한 외무성은 11일 성명에서 "올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회담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정전협정 당사국들에 정중히 제의한다"다고 밝힌 바 있다.
정전협정에는 북한과 중국, 미국이 서명했기 때문에 한국은 당사자가 아니다. 이 사실을 감안할 때 북한 외무성의 회담 제안은 중국과 미국만을 상대로 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은 같은 성명에서 한국에도 참여의 문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되는 문구를 넣었다. 평화협정에 대한 한국의 태도 여하를 봐서 한국 참여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최 대사의 이날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북한은 평화협정 회담의 한국 참여 여부에 대해 이처럼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및 미국·중국의 대(對) 한국 설득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진수 대사는 또한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제가 해제되면 곧바로라도 6자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곧바로라도"라는 부분을 재차 강조하면서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이 역시 외무성의 성명과 같다. 외무성은 "제재라는 차별과 불신의 장벽이 제거되면 6자회담 자체도 곧 열리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는 유엔 제재의 해제를 회담 참여의 전제 조건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한·미·일 3국은 현재 '북한의 6자회담 복귀만으로 유엔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해 둔 상태다. 이에 따라 6자회담 복귀와 제재 해제 문제를 두고 북한과 한·미·일의 줄다리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령 한·미·일의 해제 의지가 있다고 해도 국제적 약속인 유엔 제재를 해제하기란 쉽지 않고, 명분도 약하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북한이 실제 요구하는 것은 제재의 완전 해제보다는 회담 복귀가 가능한 정치적 명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는 향후 전개될 북·미·중 '3각 대화'에서 모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진수 대사는 또 "한반도 비핵화를 재차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핵 문제의 기본적인 당사자인 우리나라와 미국이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북미 양자 대화를 계속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 시작에 앞서 북한 외무성이 전날 발표한 성명을 낭독했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가능성 등 성명과 관련 없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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