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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前 노조 간부 57명 "새 노조 건설에 동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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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前 노조 간부 57명 "새 노조 건설에 동참할 것"

"현 노조 '어용화' 조짐, 희망 없다"

한국방송(KBS) 노동조합 전직 간부들이 29일 "KBS 노조 강동구 집행부가 어용화 조짐이 보인다"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노동조합 설립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성명을 냈다. 기존 KBS 노조와는 별도로, 전국언론노조 안에 KBS 본부를 새로 설립하겠다는 것.

강명욱, 고인석, 복진선, 손관수, 이강택, 최용수, 장영우, 조현국, 현상윤 등 전직 노조 간부 57명은 29일 성명을 내 "노조가 쪼개지고 양자택일의 현실 앞에서 고통스럽지만 불가피한 선택으로 새 노조 건설에 적극 동참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존 노조로는 어떠한 희망이나 기대도 갖기 어렵다"면서 "노조의 마지막 카드인 파업이 무산되고 '무장해제된 노조'로는 공정방송은커녕 임금과 복지, 나아가 구조조정 싸움에서도 사측에 대항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강동구 집행부의 어용화 조짐"을 이유로 들면서 "무장 해제된 노조의 존속은 사측의 이해와 맞아 떨어진다. 이 때문에 강동구 집행부는 집행부 의사와는 무관하게 사측의 노조 어용화 전략에 놀아날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파업이 무산된 이후 특보 사장과 물밑 교섭을 통해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 등에 합의한 행위는 사측의 시혜적 조치에 의존해서 집행부의 수명을 연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와 PD를 포함한 각 직종 젊은 그룹들의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지난 1년여 동안 공공적인 프로그램의 폐지와 대통령 주례방송, 그리고 정관용, 윤도현, 김제동 등 비판적 방송인의 퇴출 등 방송의 공공성을 여지없이 유린당하고 특보출신 사장의 저지 투쟁마저도 무산시킨 현 집행부로는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식물노조에 우리의 운명을 맡길수는 없다"며 "우리 전직 노조간부들은 젊은 후배들의 의로운 새 노조 건설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스스로의 양심을 지키고 공영방송 KBS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힘찬 투쟁의 대열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직 노조간부 57인 선언>
'새 노조 건설에 적극 동참합니다'

우리 전직 노조간부 일동은 노조가 쪼개지는 작금의 현실에 처하여 큰 아픔을 느낍니다. 오늘의 불행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에서 우리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태를 방관하고 침묵하고만 있을 수도 없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양자택일의 현실 앞에서 고통스럽지만 불가피한 선택으로 새 노조 건설에 적극 동참을 결의합니다.

우리가 새 노조건설에 동참을 선언하는 이유는

첫째, 기존 노조로는 어떠한 희망이나 기대도 갖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노조의 마지막 카드이자 최후의 수단인 파업이 무산된 것은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싸울 수 있는 무기를 상실한 것 입니다. 강동구 위원장 스스로 밝혔듯이 '무장 해제된 노조'로는 공정방송은 커녕 임금과 복지, 나아가 구조조정 싸움에서도 사측에 대항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강동구 집행부의 어용화 조짐입니다. 파업이 무산된 이후 특보사장과의 물밑 교섭을 통해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 등에 합의한 행위는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측의 시혜적 조치에 의존해서 집행부의 수명을 연장한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장 해제된 노조의 존속은 사측의 이해와 맞아 떨어집니다. 때문에 강동구 집행부는 집행부 의사와는 무관하게 사측의 노조 어용화 전략에 놀아날 개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셋째, 기자와 PD를 포함한 각 직종 젊은 그룹들의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비록 그들이 다수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들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KBS 노동조합의 가장 정의로운 부분이며 투쟁동력의 핵심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8월 이후 KBS를 장악하려는 권력에 맞서 '방관하는 노조'를 뒤로 하고 스스로의 불이익을 감수한 채 투쟁의 전면에 나선 것도 그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선택한 새 노조 건설에 동참하는 것이야말로 KBS인의 양심이며 선배된 도리라고 우리는 굳게 믿습니다.

넷째, 지난 1년여 동안 공공적인 프로그램의 폐지와 대통령 주례방송, 그리고 정관용, 윤도현, 김제동 등 비판적 방송인의 퇴출에서 보듯 방송의 공공성을 여지없이 유린당하고 특보출신 사장의 저지투쟁 마저도 무산시킨 현 집행부로써는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기가 어렵습니다. 또 KBS 내의 가장 약자이자 사회적 핵심 이슈 중 하나인 비정규직의 집단해고를 방임한 현 집행부로써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가 더욱 어렵게 되었습니다.

연대의 원칙을 저버린 언론노조 탈퇴 이후 기존 노조는 민주진영과의 유대를 상실한 채 고립을 자초하였습니다. 국민적 지지를 상실하고 민주진영과의 유대감마저 끊긴 상황에서 수신료 인상인들 가능하겠습니까? 단결과 연대의 중심이어야 할 노조는 이미 조합원들의 조롱과 불신의 대상으로, 또 민주적인 시민사회 진영의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비록 노조가 대의원들을 설득하고 사측의 협조를 얻어 재신임을 얻어냈다 해도 그것은 식물노조의 생명연장에 불과합니다. 조합원의 신뢰와 국민적지지, 그리고 투쟁수단을 상실한 현 집행부를 통해서는 아무런 희망과 기대도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측의 시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식물노조에 우리의 운명을 맞길 수는 없습니다.

이제 우리 전직 노조간부들은 젊은 후배들의 의로운 새 노조 건설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스스로의 양심을 지키고 공영방송 KBS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힘찬 투쟁의 대열에 함께 하고자 합니다. 비록 새 노조 건설이 고난의 가시밭길이라 하더라도 90년 4월의 정신으로 돌아가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2009년 12월29일 KBS 노동조합 전직간부 일동

강명욱 강병택 고인석 권오훈 국은주 김동훈 김기현 김남용 김병국 김영삼 김영한 김용덕 김용진 김창회 김태규 김현석 김홍철 나신하 류지열 류해남 박기완 박기호 박인규 박천기 복진선 손관수 심웅섭 엄민형 오태훈 원종재 용태영 왕종원 유용준 이강택 이도경 이상필 이내규 이수연 이건준 이태경 이택순 이해원 이형걸 장영우 전영일 정일서 정재준 정찬필 조현국 최봉현 최선욱 최용수 최재형 홍소연 황형선 한영철 현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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