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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드스타인 "달러 약세, 외환보유고 역할 변화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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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드스타인 "달러 약세, 외환보유고 역할 변화 때문"

[해외발언대]"주요 투자통화 지위는 계속될 것"

현행 달러 약세 현상은 달러에 대한 신뢰의 위기가 아니라 외환보유고의 역할이 바뀌면서 생긴 '일시적 과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 경제학계의 거물급 학자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9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칼럼에서 "현재 외환보유고의 역할은 수출입의 격차를 메워주는 단기기금이라는 전통적 기능에서 장기투자기금으로 바뀌었다"면서 "외환보유 투자운용 조정이 끝나면 달러 약세도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투기 때문에 외환보유고 역할 바뀌었다
▲ 달러 약세는 외환보유고의 역할이 변해서 생기는 일시적 과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합뉴스
펠드스타인 교수에 따르면, 외환보유고의 역할이 장기투자기금으로 바뀐 주된 이유는 환투기 때문이다. 환투기 세력의 공격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는 최대한 풍부한 외환을 쌓아두고 장기투자기금으로 운용하는 전략을 취하게 됐다는 것이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에 따라 기축통화 등 '준비통화'의 시대는 끝나고 '투자통화'의 시대로 바뀌었으며, 달러는 앞으로도 주요 '투자통화'의 지위는 오래도록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달러 약세는 외환보유고의 새로운 역할을 반영한다(The dollar's fall reflects a new role for reserves)라는 이 글의 주요 내용이다.<편집자>

현행 달러 약세 현상은 준비통화(reserve currency)로서 달러의 지위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종종 받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해 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달러 뿐 아니라 다른 통화들도 더 이상 전통적 의미의 준비통화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할 수 있다.

준비통화 시대는 끝나고, 투자통화 시대 도래

외환보유고의 역할은 수출입 격차를 메워주는 단기기금이라는 전통적 역할에서 장기투자기금의 역활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된 세계에서 달러의 지위도 많은 나라에서 거의 유일한 '준비통화'에서 주요 '투자통화(investment currency)'로 변했다. 주요 투자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잠시 역사를 돌이켜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1997년 태국 정부는 바트화의 환율 상승을 억누르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보유고가 소진되자 결국 바트화의 환율은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바트화를 빌려 달러와 바꾼 사람들에게 상당한 이득을 안겨주었다.

투기꾼들은 태국에 이어 다른 아시아 통화들도 공격했다. 펀더멘털로 볼 때 고평가된 통화가 아니어도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환투기로 외환당국이 외환보유고를 소진시켜 결국 환율상승을 허용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수 있다면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각국 정부, 풍부한 외환보유고 쌓는 전략 택해

이런 사례들로 각국 정부들은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번째, 고평가된 통화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위험하다. 두번째, 고평가된 환율이 아니라고 해도 외환보유고가 넉넉할 정도로 크지 않으면 투기꾼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

각국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환율을 저평가된 상태로 유지하면서 무역 흑자를 내고 이것을 외환보유고를 확충하는데 활용했다. 외환보유고가 2000억 달러가 넘는 한국, 3000억 달러의 대만, 1000억 달러의 태국, 그리고 2조 달러가
넘는 중국 등이 이런 전략을 쓴 나라들이다.

이 정도의 외환보유고는 더 이상 수출입이나 자본흐름의 일시적 변화를 관리하기 위해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환투기꾼들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투자기금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이다.

외환 운용 다각화가 달러 수요 감소 요인

이와 비슷하게 산유국들도 외환보유고가 투자기금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외환보유고를 단기 미국 국채로만 채우는 대신 그들은 정교한 투자전략으로 운영되는 국부펀드를 만들었다.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가진 국가라면 그 기금운용을 다각화하는 것은 현명한 조치다. 이런 다각화는 달러에 대한 수요를 줄여 달러 가치 하락 요인이 된다.

하지만 외환보유고 운용의 다각화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세계 여러 나라에게 유동성이 풍부한 주요 투자 대상이라는 점은 지속될 것이다.

외환보유고 투자운용이 재조정되는 과정이 끝나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도 끝날 것이다. 준비통화로서 달러에 대한 신뢰의 위기로 보이는 현상은 점진적인 변화과정의 일부이며, 이 과정이 끝나면 달러 약세도 중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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