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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부결' KBS 노조…조합원 '집단 탈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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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부결' KBS 노조…조합원 '집단 탈퇴' 시작?

강명욱 PD "현 집행부에 절망"…일각에선 "별도 노조" 주장

김인규 한국방송(KBS) 사장 반대 총파업이 부결된 KBS 노동조합에 '탈퇴' 움직임이 시작됐다. KBS 강릉방송국 강명욱 PD는 7일 KBS 사내 게시판(KOBIS)에 '강동구 집행부를 떠납니다'라는 글을 올려 "오늘 노조에 탈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에는 이혁휘 노조5구역(라디오1국) 대의원이 KBS 노조 집행부를 비판하며 대의원을 그만두겠다는 글을 올렸다. 총파업이 부결된 이후 쏟아진 '집행부 총사퇴' 요구를 현 지도부가 거부한 데 따른 반발 움직임인 것.

이 같은 움직임은 7일 저녁으로 예정된 KBS 기자협회 총회와 8일 점심 KBS PD협회 총회를 거치며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각각 '총파업 투표 부결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KBS 내부에서는 "현 노조를 탈퇴해 한국언론노조 KBS 본부를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탈퇴' 움직임이 어떤 결과로 가시화될지도 주목되고 있다.

"강동구 집행부의 '무뇌아적' 수준에 절망을 느낀다"

강명욱 PD는 7일 올린 글에서 "오늘 노조에 탈퇴서를 제출했다"면서 " 글을 통한 비판만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만적이고 신뢰할 수 없는 집행부, 그 신뢰를 결코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집행부에게 끌려다니면서 끝없이 마음에 화를 쌓아두느니 내가 그 집행부의 조합원이 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판단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해서라도 강동구 집행부에 충격을 줘야 한다는 생각도 분명 있다"면서 "'집행부 전원의 구속, 해고 각오 투쟁 결의'를 말하던 집행부가 말과 태도을 바꿨다. 총파업 부결의 의미를 '정치 파업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왜곡하고 "김인규 사장과 협상해서 결과를 갖고 대의원대회에서 진퇴를 묻겠다"는 말로 자신들의 퇴로까지 열어놓았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사장과 협상을 해서 결과물로 신임을 묻겠다는 결정을 보면서 강동구 집행부의 '무뇌아적' 수준에 절망을 느낀다"면서 "하루만에 낙하산을 사장으로 인정하겠다는 변신은 별개로 치고, 조합원들로부터 진퇴의 위기에 몰린 집행부가 사측과 협상을 벌여 좋은 결과물을 얻어내겠다니? 이 말은 '김인규에게 구걸을 하겠다'는 의미와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특보 사장의 경영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고 내년에는 단체협약도 남아 있다"며 "노동조합은 이런 우려를 떨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지만 '3할은 무능하고 7할은 정치적으로 보이는' 지금의 강동구 집행부는 절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강동구 집행부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조합원들의 준엄한 심판 뿐"이라고 강조했다.

강명욱 PD는 KBS 노조를 탈퇴하는 복잡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24년을 재직하는 동안 언론노조 파견을 포함해 8년을 전임으로 활동했고, 2년은 비전임 지부장을 했으니 거의 절반을 노조 활동을 한 셈"이라며 "내 손으로 조합 탈퇴서를 쓰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그 만큼 떠나겠다는 결심이 쉽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는 단식을 진행하고 있는 강동구 위원장에게 추신을 달아 "그만 일어나십시오. 그리고 현업으로 돌아가 평조합원으로서 조합에 헌신하기를 바란다"면서 "인간에겐 누구나 한 번쯤 용기 있는 결단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강동구 위원장에게는 지금이 바로 그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충고했다.

KBS 노조 대의원 "우리에겐 새로운 구심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4일에는 이혁휘 KBS 노조 5구역 대의원이 '대의원 사퇴'의 글을 올렸다. 그는 "노동조합을 믿는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말 지겹도록 비대위와 비대위원장의 신속하고 올바른 판단을 기다렸다. 조합원으로서 미안하지만 이제 더는 못 기다리겠다. 그리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도 조합원의 태도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 악법 저지와 공영 방송 사수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해체하라. 그리고 이번 집행부는 물러나라"면서 "우리에겐 새로운 구심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는 집행부는 멈춰야 한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더 많은 조합원들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으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공영 방송을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에 많은 조합원이 진심을 담아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총파업 부결과 그 이후 노조 집행부의 안이한 대응으로 조합원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되어 있는 상태"라며 "강명욱 PD의 탈퇴를 시작으로 적잖은 조합원들이 탈퇴를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총사퇴'를 거부한 KBS 노조 집행부의 대응도 주목된다. 그는 "일각에서는 현 노조가 아닌 별도의 노조,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면서 "조합원들의 '탈퇴'에 KBS 노조 집행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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