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양자대화에 주저하고 있는 미국을 향해 연일 재촉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북한은 2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양자대화에 대한 미국의 결단을 촉구한데 이어 3일에는 언론 보도 형식으로 8000개의 폐연료봉 재처리를 끝냈다고 밝혔다. 대화 테이블로 빨리 나오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3일 "미국이 지난 4월 조선의 평화적 위성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끌고 가 대 조선 제재를 발동한 때로부터 6개월이 지나갔다"며 "이 기간 조선은 6자 합의에 따라 무력화됐던 영변 핵시설을 원상복구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재처리 시설을 가동시켰으며 8000개의 페연료봉 재처리를 8월말까지 성과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한 "추출된 플루토늄을 "핵억제력 강화를 위해 무기화하는 데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이룩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성과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통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법적 절차를 거쳐 정정당당하게 진행된 조선의 위성발사를 상정·논의한 것 자체가 우리의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이며 조선 인민의 존엄에 대한 엄중한 모독이라는 것을 조선은 이미 천명한바 있다"며 "나라의 안전과 민족의 자주권을 생명으로 여기는 조선은 적대세력들의 가증되는 핵위협과 군사적도발에 대처하여 부득불 자위적억제력강화에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데 대해 유엔 안보리에서 의장성명이 채택되자 4월 14일 6자회담에 불참하고 핵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어 북한은 지난 9월 3일 유엔 주재 북한 상임대표 명의로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폐연료봉의 재처리가 마감 단계에서 마무리되고 있으며 추출된 플루토늄이 무기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의 이번 보도는 그 편지의 내용을 확인시키는 동시에, 미국이 대화에 나서지 않고 제재를 계속한다면 자신들의 핵 능력만 향상될 것임을 경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이날 별도의 기사에서 "우리 자체의 힘으로 건설하게 될 경수로 발전소의 핵연료를 원만히 보장하려는 일꾼들과 노동계급의 앙양된 열의와 줄기찬 노력투쟁에 의해 우라늄 광석 생산에서 획기적인 성과들이 이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역시 "우라늄 농축 시험을 마무리했다"는 유엔 주재 북한 상임대표의 9월 편지 내용과 관련된 것으로, 핵 협상의 시급성을 강조하기 위한 압박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국장은 최근 미국을 방문해 국무부의 성김 북핵 특사와 접촉한 뒤 2일 귀국길에 올랐다. 북한 외무성의 대변인은 그와 때를 같이 해 다자회담에 앞서 먼저 미국과 양자회담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북한은 조건 없이 양자대화부터 해서 큰 틀의 합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북한의 공개적인 약속이 우선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처리를 완료했다는 북한의 이날 발표는 이 같은 신경전 속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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