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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내년이나 내후년 경기침체 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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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 "내년이나 내후년 경기침체 또 발생"

더블딥 예고하는 음울한 소식들

지난 주말 미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5%(전기비, 연율)를 기록하며 5분기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는 소식에 뉴욕증시가 급등했지만, 다음날 곧바로 급락했다. 시장에서도 이것이 진정한 호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의미다.(☞관련 기사: 3분기 한국 경제성장률, 미국의 4배…그만큼 행복해졌을까)

미국의 경제회복을 미국인들 뿐아니라 전세계가 기대하는 이유는 미국은 상당기간 다른 지역이 빈자리를 대체하기 힘든 '세계의 소비시장'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3분의 2를 소비가 차지한다는 것이 이런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의 GDP가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 'V'자 경기회복을 예고하는 것이라면 '세계의 소비시장'이 본격 가동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조지 소로스가 구체적인 시기까지 거론하면서 '더블딥'을 경고했다. ⓒ로이터=뉴시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조차 3분기의 플러스 성장은 막대한 경기부양책에 의한 '반짝 회복'일 뿐 지속성에 대해 근본적인 경계심을 드러냈다. 급격한 재정적자 확대를 무릅쓰고 과감한 부양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전기 대비 0.88%(연율 3.5%는 4분기 연속 전기 대비 0.88% 증가한다고 가정한 수치)라는 증가세는 오히려 그만큼 경제의 기초체력이 부실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펀더멘털' 튼튼한 한국 경제의 딜레마

한국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경기부양책을 썼어도 올해 들어 분기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을 뿐 아니라 3분기에는 미국식 연율로 계산하면 무려 4배(12.1%, 전기비로는 2.9%)의 '서프라이즈' 성장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를 경제의 기초체력 차이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딜레마는 소규모 개방경제체제라는 점에 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 언제든지 외환위기가 재발할 수 있고, 수출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 경제에 대해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평가는 안정된 경제의 필요조건이기는 해도 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

이와 반대로 미국은 경제의 펀더멘털이 약하면 되는 일이 없는 경제다. 달러 가치가 떨어져도 수출이 일정 수준 이상 늘어나기 힘든 구조다. 왜냐하면 미국은 이미 금융산업과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재편돼 있고, 제조업 경쟁력 자체가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스티글리츠 "미국은 절대 무역 흑자국 못될 것"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가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절대 무역 흑자국이 못될 것"이라고 단언한 것도 이때문이다.

스티글리츠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에 대해 위안화를 평가절상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위안화가 평가절상돼도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처럼 값싸고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수출 증가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경제 회복은 소비 회복에 기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의 실업률은 더욱 악화돼 연내에 10%를 넘어설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또한 극심한 소득 불평등과 소득 증가율 정체 속에서도 소비에 나설 수 있게 해준 거품이 낀 자산가격도 하락을 멈추지 않고 있다. 더 이상 소비에 쓸 돈이 나올 곳이 없는 것이다.

지난 주말 미국의 9월 소비지출이 전달보다 0.5% 줄어들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미국 상무부의 발표도 뉴욕증시를 하룻만에 급락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10월 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지수도 70.6으로 전달의 73.5보다 떨어졌다.

윌버 로스 "상업용 부동산 대폭락 시작됐다"

게다가 미국이 또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강력한 근거로 최근 대두되고 있는 것이 상업용 부동산 부실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지펀드 황제' 조지 소로스는 30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 대학 강연회에서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가 활력을 잃을 수 있으며 내년이나 2011년 또 다른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근거로 소로스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과 차입매수(LBO)를 꼽았다. 이 분야에서 '출혈'이 일어나 이로 인해 미국이 예전처럼 세계의 소비 시장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가 윌버 로스도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상업부동산 부문에서 '대폭락(huge crash)'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로스는 미국 정부가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정리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전문가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주목된다.

그는 "부동산 가치의 모든 요소들이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면서 "임대율, 임대료는 하락하는 반면 투자 기피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의 상업부동산 가격지수는 이미 2007년 10월 이후 41%나 하락했다.

소로스와 로스의 이같은 발언들은 지난 25일 미국의 대표적 상업용 부동산 대출 전문회사 캡마크파이낸셜그룹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았다.

미국 정부의 상업용 부동산 부실 대책, 역시 '분식회계'

급기야 미국 정부는 또다시 '분식회계'나 다름 없는 조치를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연방준비제도(Fed), 통화감독청(OCC) 등 미 은행감독 당국들은 30일(현지시간) 담보 부동산의 가치가 대출 가치 이하로 추락했을 때도 대출가치가 유지된 것으로 평가하도록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 부실이 급증하자 은행들이 담보 부동산 압류에 나서지 않고 최대한 대출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한 것이다.

이같은 조치는 지난 4월 미국 금융회계기준위원회(FASB)가 월가의 은행들에게 자산(특히 채권) 평가 재량권을 대폭 부여하는 조치를 발표한 것을 연상시킨다.(☞관련 기사:월가 부실의 간단한 해법…"회계기준 바꾸면 되고...')

그 이전 회계기준은 자산 가치를 시가로 평가해야 했지만, 채권 부실이 심각해져 시가평가를 적용할 경우 파산 위기에 몰릴 은행들이 속출하자 '알아서' 평가하라고 한 것이다.

이번 조치 역시 사실상 '분식회계'를 정부가 강요함으로써 문제가 터지는 것을 지연시킬 뿐 상업용 모기지 부실로 인한 은행들의 추가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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