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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갑작스런 서해 '제3의 충돌' 가능성 경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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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갑작스런 서해 '제3의 충돌' 가능성 경고, 왜?

'군부 결속용' 해석…서해 한미 군사훈련도 관계있는 듯

북한 해군사령부가 15일 남측의 '영해 침범' 행위를 거론하며 "행동이 따를 것"이라고 강력 경고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날만 해도 임진강 참사에 유감을 표하며 8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대남 평화·유화 노선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북한이 왜 갑자기 서해 문제를 들고 나왔느냐는 의문이다. 더군다나 16일에는 남북 적십자 실무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北 "경고 뒤 행동 따를 것"

북한 해군사령부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보도'를 통해 남측 해군 함선들이 "어선 단속을 구실로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NLL)을 고수"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자신들의 영해를 지속적으로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추호도 용서치 않을 것이며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령부는 "남조선 군 당국의 우리 측 영해 침범 행위는 충돌의 불씨를 안고 있는 이 수역의 정세를 인위적으로 긴장 격화시켜 남북관계를 또다시 악화시키기 위한 계획적인 책동의 일환"이라며 서해에서 '제3의 충돌' 가능성을 거론한 뒤, '침범 행위' 중지를 요구했다.

보도는 이어 "경고 뒤에는 행동이 따르게 된다는 것을 남조선 군 당국은 똑똑히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남측 해군이 12일 하루 동안에만도 10여 차례에 걸쳐 16척의 전투함선을 '침입'시켜 "해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위기일발의 사태가 조성"됐고 "9월 중순부터 계단식으로 확대돼온 이와 같은 군사적 도발은 10월에 이르러 하루 평균 3~4차에 달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영해'는 1999년 6월 1차 서해교전 뒤인 그해 9월 2일 북측이 일방 통보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 이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남 메시지'와 '내부 결속' 두 마리 토끼 노린 듯

북한의 경고는 우선 13일부터 16일까지 서해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 훈련은 미국의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97000톤 급)가 사상 처음으로 서해로 들어와 한국 해군 2함대와 함께 벌이는 것으로, 북한 특수부대의 해안 침투를 가상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동해와 서해에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선박 항해 금지 구역을 선포했다. 12일에는 동해안에서 단거리 미사일 5발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미 군사훈련을 견제하기 위한 미사일 발사라는 해석을 내놨는데, 북한 해군사령부의 이날 '보도'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보고 있다. 이정철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실제 행동을 하겠다는 뜻 보다는 한미 훈련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정철 교수는 또 정치적인 차원에서 의도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남측이 대화와 제재를 병행한다면 북측도 대화와 '원칙'을 병행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인 동시에 "길게 보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논의에서 NLL 문제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는 것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근 정세에서 불거진 내부의 이견을 다스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정창현 <민족21> 편집주간은 "북한은 임진강 사고에 대해 '더 이상 해명이나 유감 표명은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14일 전격 유감을 표하면서 군부의 불만이 생겼을 수 있다"며 "한미 합동훈련을 명분으로 원칙적인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군부의 주장을 김정일 위원장이 받아들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결정을 한 데에는 최근 대남 유화 노선에 대한 군부와 대남 부서(통일전선부)간의 갈등이 깔려 있다는 게 정창현 주간의 설명이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어제는 남쪽에 사과를 하고 오늘은 경고를 하는 것은 대남 부서와 군부를 활용하는 김정일 위원장의 치밀한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며 "비록 사과하긴 했지만 약해서가 아니고 서해 문제 같이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식'대로 나가겠다는 걸 보여주면서 군부의 결속을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 역시 "북한이 말한 대로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에도 NLL에 관해 총 6차례나 시비를 걸었었다.

한편, 군 관계자는 북한의 이날 주장에 대해 "우리 군은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적이 없다"며 "북한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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