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방통심의위는 5일 저녁 보도자료를 내고 "박명진 위원장이 위원회 출범 이후 1년여 동안 거의 과반에 달하는 위원들이 교체됨에 따라 위원회의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31일자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형식은 박 위원장의 '자진 사퇴'지만 내부 갈등에 따라 밀려난 성격이 짙다. 5일 전체회의에서 방통심의위 위원들은 "지난 1년간 심의위가 파행 운영된 것에 대해 위원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표결을 통해 이를 가결시켰다. 박 위원장과 손태규 부위원장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채 찬성 5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으며 찬성에는 여권 추천 인사 2명도 포함됐다.
그간 방통심의위 내부에서는 박 위원장과 손 부위원장 사이의 불화설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또 최근에는 노동조합이 계약직 정규직화와 임금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박명진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정부·여당 추천으로 초대 방통심의위원장에 취임했으나 방통심의위는 출범 직후부터 '2MB 표현 자제 권고', '조·중·동 광고주 불매 운동 게시물 삭제 결정', 'MBC <PD수첩> 시청자 사과 결정'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마다 '친정부' 성향의 결정을 내려 '정치 편향' 비판을 받았다.
박 위원장의 잔여 임기는 현재 임기는 1년 9개월 가량으로 방통심의위는 한 달 내로 새 위원을 선임한 뒤 호선을 통해 위원장을 위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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