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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민당의 몰락, 고이즈미가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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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민당의 몰락, 고이즈미가 초래?

[분석] '비즈니스 프렌들리' 외치는 정권들의 말로인가

오는 8월 30일로 예정된 일본의 총선거는 집권 자민당이 지난 1955년 창당 이후 원내 제1당 자리마저 빼앗기며 정권 교체되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불과 4년전인 2005년 9월 총선거 때만 해도 당시 자민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부패 · 보수 정치인, 관료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인기몰이로 중의원 의석 단독 과반수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자민당이 이처럼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에 급격히 몰린 배경을 두고 갖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로 거론되는 요인들로는 장기간의 경기침체, 무능 ·부패한 집권 자민당 정치인과 관료에 대한 절망감, 세습 정치에 대한 염증 등이 있다.

자민당의 신자유주의 추종, 민심 이반 초래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이즈미 총리 때의 인기가 사실상 자민당 몰락을 알리는 '화려한 불꽃'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이즈미가 당시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신자유주의를 적극 추구하면서 양극화를 급격히 심화시켰다는 비판이다.

이런 비판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고이즈미 총리가 취한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혁, 사회보장 축소 등이 민심이반을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2위이면서 '상대빈곤율'도 2위를 기록해 역시 GDP 규모 1위이면서 상대빈곤율 1위인 미국과 함께 대표적인 '병든 나라'로 비난받고 있다.

상대빈곤율은 전체 중위 소득의 50% 이하인 가구 비율을 뜻하며,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소득 양극화가 심한 사회임을 보여주는 중요 지표다.

▲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21일 중의원 해산을 선포한 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로이터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자민당 패배하면 역사적 사건"

영국이 <로이터> 통신은 21일 아소 다로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선포하고, 일본 정부가 중의원 해산 직후 임시 각료회의를 열어 '8월 18일 중의원 선거 공시, 8월 30일 투개표'라는 선거 일정을 의결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민주당이 이번 총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자민당이 반세기 넘게 유지해온 장기집권이 무너지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 통신은 "민주당은 기업들의 권익보다는 개인 소비자와 노동자들의 권리 증진에 주력할 것을 공약했다"고 덧붙여 자민당의 친기업적인 노선이 정권 교체 가능성을 높인 주된 요인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잘 살게 해주겠다는 성장 우선의 노선이 경제성장은커녕 빈부격차만 확대한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에 안정지향적인 일본 일반 국민들의 분노가 마침내 폭발했다는 것이다.

상대빈곤율 급증하는 한국, 일본 닮아가나

이때문에 일본의 현 정치 상황은 신자유주의와 친기업 노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게 경종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992년 김영삼 정부가 '세계화'를 표방한 이후 상대빈곤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현재의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는 통계도 발표됐다.

지난 13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우리나라 빈곤변화 추이와 요인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상대빈곤율은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상대빈곤율도 2000년 10.5%를 기록한 뒤 2008년 14.3%로 8년간 26.6% 증가하며면서 OECD 30개국 중 6번째로 높다.

전체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계층은 빈곤층, 50~150%이면 중산층, 150% 이상이면 상류층으로 분류할 경우, 지난해 빈곤층 비율은 20년 전인 1989년 8.6%에 비하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중간층 비율은 1982년 66.7%에서 1992년 75.2%로 높아졌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2008년 63.3%로 떨어졌다. 반면 상류층은 1992년 17.1%로 줄었다가 2008년엔 22.4%로 늘었다.

1992년까지는 높은 성장률과 함께 소득분배도 개선되면서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빈곤층과 상류층은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김영삼 정부가 '세계화'를 표방한 1993년부터는 거꾸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백만장자(10억원 이상 보유자) 증가율이 세계 4위이면서 빈곤율 증가속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도시근로자가구 소득 상위 10% 계층의 월평균 소득이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어섰고, 하위 10% 계층은 95만원대로 줄면서 두 계층 간 소득격차가 10.7배로 벌어졌다. 세금 등을 뺀 가처분소득은 두 계층 간 격차가 11.1배에 달한다.

'서민 정치' 외치는 아르헨티나 대통령 부부의 위선

'서민을 위한 정치'를 외치면서 뒤로는 정경유착과 축재에 몰두하는 집권층의 위선을 보여주는 사례는 일본 말고도 아르헨티나가 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남편 키르츠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이 지난 11일 부패방지국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들 부부의 재산은 1200만달러(약 154억원)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 대통령 부부의 재산 증식은 주로 부동산 거래로 이뤄졌다. 2만㎡의 대지를 지난 2006년 3만4000달러에 사들여 지난해 165만 달러에 팔아 50배 가까운 매매차익을 남길 정도다.

문제는 키르츠네르 전 대통령이 취임할 2003년 당시만 해도 신고한 부부의 재산은 170만달러(약 22억원)였고, 키르치네르가 '빈곤층을 위한 대안'을 구호로 내걸고 집권했다는 점이다.

외자에 의존한 취약한 경제구조로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나라 중에 하나인 아르헨티나에서 빈곤층이 급격히 늘고 있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극도의 긴축 생활을 하고 있는 동안, 대통령 부부는 부부가 번갈아 대통령을 하는 동안 7배나 재산이 불어나지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위선적인 행태에 여론이 악화되면서 현재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초기 60%에 육박했으나 현재는 20%대로 추락한 상태이며, 지난달 28일 실시된 총선에서 집권당이 참패하는 요인이 됐다.

"일본 국민들의 민주당 지지율, 자민당의 두 배 수준"

일본의 자민당도 비슷한 처지다. 최근 <마이니치(每日)신문>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민주당 가운데 어느 쪽이 이겼으면 좋겠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6%가 민주당을 지지한 반면 자민당은 23%에 불과했다. 정당지지율도 민주당은 36%를 기록한 반면 자민당은 18%로 작년 9월 아소 다로 총리 내각 출범 후 최저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거에서 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차지할 정도의 대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일본의 총선은 투표 결과 쏠림 현상이나 분산 현상이 나타나기 쉬운 소선구제라는 점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최소한 각종 여론조사만 보면 480석 의석 중 300명을 뽑는 지역구 선거와 180명의 비례대표 선거에서 민주당이 자민당을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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