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전 장관은 이날 동국대에서 열린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주최 '평화강좌'에서 이같이 말하고 "특히 조선산업이나 해주공업단지의 개발을 통해 서울-인천-개성을 잇는 서해안의 새로운 평화와 경제 개발 계획이 폐기 상태에 있다"고 개탄했다.
이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통일부 장관으로 2007년 10월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대통령을 수행하면서 10.4 정상선언의 산파역을 했다. 지금은 한 때 총장을 지냈던 성공회대로 돌아가 교수직을 수행하고 있다.
▲ 제2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 마지막날이었던 2007년 7월 4일 평양식물원에서 노무현 대통령 내외,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한 이재정 통일부 장관(맨 왼쪽) ⓒ연합뉴스 |
이 전 장관은 이어 5자회담 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유엔 대북 인권결의 공동제안 참여, 일본과의 대북 강경 보조 등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열거하며 "무모하다",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고 강력 비난했다.
그는 아울러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핵우산을 처음으로 문서화해 발표함으로써 북한의 핵개발에 오히려 명분을 주었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내세운 통일 목표를 한미의 공동 목표로 공식화한 것도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무력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이라는 무모하고 실현성 없는 가공적인 정치슬로건으로 남북관계는 희망이 없어졌다"며 정부가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국민적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미 행정부에 대해 그는 "'오바마는 부시와 다르다'는 말 외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국제적인 규범·절차를 지켜 시행한 일공위성 발사에 대해서도 제재 일변도로 가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최강의 선택을 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의 대북정책이 내부적으로 조율되고 시행되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상황 변화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운동 기간 내놓은 대북 제안이 얼마나 유효할지 기대하기 어렵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그 경우 결국 북한은 2012년까지 강성대국으로 계획한 모든 사업을 추진할 것이며 한반도는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핵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채 더욱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으로 발전될 수 있다"며 "북한의 주장대로 자체 경수로 개발로 진척된다면 한반도 평화 문제에 있어 남한의 역할은 대단히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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