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에릭슨 사는 '15억 달러 투자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밝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스웨덴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과 만나고 있다.. ⓒ청와대 |
<FT>에 따르면, 비요른 엘든 에릭슨 한국법인 사장은 <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에릭슨이 한국의 4세대 무선통신 기술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투자규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premature)'"라고 밝혔다.
그는 에릭슨의 한국 투자 규모는 향후 4세대 무선통신 기술 투자에 대한 배분 등 여러 가지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많아, 투자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2일 한스 베스트베리 에릭슨 회장이 스웨덴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스톡홀름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투자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청와대 관계자는 에릭슨이 차세대 무선기술에 중점을 둬 연구개발(R&D)시설을 세우고 80명에서 최대 1000명까지 한국 인력을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에릭슨 측은 베스트베리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을 때 이 같은 약속을 한 적이 없으며, 청와대가 투자형태를 'R&D센터'라고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성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FT>는 "청와대는 에릭슨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당황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브리핑은 이명박 대통령의 유럽 순방 업적을 부풀리기 위한'뻥튀기 브리핑'이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청와대 "투자금액 언급 안한 건 사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청와대 방송통신비서관실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에릭슨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했을 때 투자 규모나 금액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면서도 "투자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에릭슨 회장이 이 대통령과 면담을 갖기 하루 전 한국 측 실무진과의 대화를 통해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는 것이다.
청와대 측은 이날 낸 해명자료를 통해서도 "실무진이 에릭슨 회장에게 1000여 명 규모의 R&D 센터를 둔다는 계획이 금액으로 얼마나 될 것인지를 묻자 에릭슨 회장은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15억 불도 될 수 있고 20억 불도 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앞선 보도자료는 이에 기초해 대략적인 예상규모를 적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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