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1일 문화방송(MBC)의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를 선임하며 MBC 노사의 이사 추천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방통위는 MBC, 한국방송공사(KBS), 교육방송(EBS)의 이사 등 임원 선임 계획을 일괄 의결하면서 이러한 입장을 확인했다. 이는 방통위가 차기 방문진 이사를 친정부 일색으로 꾸리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S 11인과 방문진 이사 9인 등…총 32인 선임
방통위는 이날 연 전체회의에서 KBS 11인, 방문진 이사 9인·감사 1인, EBS 사장 1인·이사 9인·감사 1인 등 총 32인의 임원에 대한 선임 계획을 의결했다. KBS 이사는 오는 8월 31일, 방문진 이사는 오는 8월 8일, EBS 사장과 이사는 각각 오는 9월 18일, 9월 14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방통위는 이사 및 사장직의 경우 공개 모집 방식으로 후보자를 접수하기로 했으며 KBS와 방문진 이사 후보자는 오는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응모 지원서를 접수받아 후보자 선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번 모집에서 KBS와 방문진 이사의 중복 응모를 가능하게 했고 자천 뿐 아니라 타천 방식으로도 후보자 응모가 가능하도록 했다. 방통위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확보하고 신청인의 편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접수된 응모자를 대상으로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등에서 정한 결격 사유 등을 확인한 후 전체 상임위원 간 협의를 통해 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여야 비율 등 이사 선정의 구체적인 기준은 밝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런 계획은 없다"며 "일단 이번주 금요일부터 후보자를 접수해서 위원들의 협의에 따라 구성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MBC 추천권은?"…"규정에 없어"
이날 방통위는 MBC 노사의 방문진 이사 2명 추천권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회의에서 야당 추천의 이병기 상임위원이 "보도를 보면 방문진은 MBC 노사가 2명을 추천하는 관례가 있다고 하던데"라고 묻자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방문진 이사구성이 7번 있었고 이중 4번이 구성단계부터 MBC에서 2명 추천해 모두 됐고, 3번은 1명만 됐다"고 답했다.
이병기 위원이 재차 "과거 관례를 존중하는게 마땅하지 않나"라고 물었으나 관계자는 "MBC 출신 또는 추천 인사의 과거 예를 봤지만, 규정에 없다. 앞으로 공모 신청 대상으로 위원들이 의논하면서 결정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형태근 상임위원은 "법적 근거에 따라 잘 된 것 같다"고 말해 논의를 매듭지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방문진 이사진을 친정부 인사 일색으로 꾸려 MBC 경영진 해임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검찰의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 기소에 따라 청와대와 한나라당 등이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것. 게다가 이미 차기 방문진 이사장과 이사로 뉴라이트 등 친정부 성향의 이사들이 거론되고 있어 공모 절차는 '요식' 행위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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