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괴담 유포하는 조·중·동…'비정규직 대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괴담 유포하는 조·중·동…'비정규직 대란'?

<중앙일보> KBS 따라하기-<조선일보> 양대 노총에 책임 전가

1일부터 2007년 7월 이후 근로 계약을 맺은 기간제 노동자가 2년 이상 일했을 경우 사용자는 고용을 보장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를 놓고 비정규직법 개정 논의가 있었으나 지난 30일 여야 협상이 결렬됐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은 일제히 '대량 해고설'을 지면에 싣고 여론 몰이에 나섰다. 이들은 표면에 '비정규직의 고통'을 앞세우며 '고용 안정'이라는 비정규직법의 당초 취지나 "현행대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양대 노총의 주장은 쏙 뺐다.

이들 신문은 이날 일제히 '비정규직 실업 대란설'을 1면 머리기사로 뽑았다. "비정규직, 결국 '벼량 끝'에 몰려"(<조선일보>), "40만 '비정규직' 실직 벼랑에…"(<동아일보>), "법 못 고쳐…비정규직 일자리 잃는다"(<중앙일보>) 등이다.

"비정규직 고통" 운운 <중앙일보> 인터뷰 기사, KBS와 '엇비슷'

특히 <중앙일보>는 지난 28일 한국방송(KBS) <취재파일4321>에서 출연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그대로 인터뷰해 기사를 내놨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이미 같은 형식의 방송 보도에 나온 이들을 신문이 그대로 인터뷰해 기사화하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

<중앙일보>는 3면에 "마트 아줌마 '법은 몰라…맘 편히 일하게만 해달라'"는 기사에서 명지대학교 교직원에서 해고된 서수경 씨, 서울보훈병원 식당조리원 신명자 씨, 마트 계산원 최모 씨 등을 인터뷰했다. 이들 중 서수경, 신명자 씨는 <취재파일4321>에 출연한 이들이다.

이 신문은 "비정규직 보호법이 처리되지 않아 70만여 명의 근로자가 해고될 위험에 처했다. 상당수 근로자는 이미 해고됐다"며 "정치권의 무능력과 노동계의 버티기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비정규직 법의 2년 제한에 걸려 있는 근로자들은 '정규직이 비정규직이든 일자리를 달라'고 하소연했다"는 해설도 달았다.

특히 대학노조 명지대 지부장을 맡고 있는 서수경 씨의 인터뷰는 "비정규직 사용 사유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본래의 주장은 빼놓고 '비정규직 보호법'에 대한 비판만 임의로 기사화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수경 씨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중앙일보>나 KBS가 나의 주장 중 일부만 발췌해서 보도했"며 "우리는 상황을 알리는 것이 급해서 인터뷰를 하긴 하는데 그러고 나면 언론사들 마음대로 이용하는 측면이 이어서 참 '양심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비정규직 대란' 노총에 책임 전가

<조선일보>는 1일 1면 머리기사에 '생체실험'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정규직법 2년 유예에 반대하는 야당과 양대 노총을 맹비난했다. 특히 이 신문은 비정규직법 협상 실패와 비정규직 대란 등의 책임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로 전가했다.

▲ <조선일보> 2009년 7월 1일자 1면 머리기사. ⓒ조선일보

이 신문은 이날 1면 "비정규직, 결국 '벼랑 끝'에 몰려"라는 기사에서 "여야 정치권은 결국 수십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존 책임을 외면하고 비정규직을 실험대에 올려놨다"며 "해고 위기에 몰린 비정규직들은 '실제 대량 해고 사태가 오는지 두고보자'는 정치권의 무책임으로 생존권을 담보로 잡힌 '생체 실험' 대상이 될 처지에 몰렸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 신문은 "정규직 중심 양 노총 자기 희생은 안하고 대안 없는 비판만…"이라는 제목의 해설 기사에서 비정규직 대량 해고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노동계가 눈을 감는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라며 "대다수 전문가들은 근본적 원인을 '정규직 중심'인 양대 노총의 본질에서 찾는다. 양대 노총 조합원 중에서 비정규직 비율은 소수에 불과하며, 따라서 비정규직 문제가 양대 노총에게는 '발등의 불'이 되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10월 현대차 사태를 들어 "경기가 안 좋아져 정리해고가 발생할 때 비정규직부터 '해고의 범퍼'로 사용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결국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 원인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정규직 노조'라는 것이 정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쇠고기 수입 협상 때는 '일단 수입하자, 안심하라'면서 국민들을 '생체 실험'으로 내몰았던 신문들이 비정규직 문제에서는 '대란설'을 유포하고 있다"며 "이들 신문은 일단 정규직화를 추진해보자는 노동계의 목소리는 완전히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