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에는 정책 광고를 집행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한겨레>는 25일 "정부가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예방 방법을 홍보하면서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한국방송(KBS)과 SBS에는 여러 차례에 걸쳐 2억 원 가까운 정책 광고를 낸 반면, 문화방송(MBC)에는 전혀 광고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정부는 잘 알려지지 않은 보수 성향의 신생 인터넷 사이트에는 홍보를 맡겼다"고 밝혔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24일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신종 플루 대국민 홍보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지상파 방송 가운데 KBS 와 SBS에는 1억8000만여 원씩 들여 정책광고를 내고 있지만, MBC는 광고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했다는 것. 또 질병관리본부는 인터넷 이용자 수로 순위를 매기는 '랭키닷컴'에서 100위 안에도 들지 않는 보수 성향의 인터넷 사이트 <프런티어타임스>, <프리존> 등 3곳에는 6000만 원을 들여 홍보를 맡겼다.
이에 질병관리본부 쪽은 "광고 대행을 맡은 한국언론재단의 의견을 들어 문화방송을 뺐다"고 했다. 이에 언론재단은 "광고주(질병관리본부)가 '예산이 부족해 지상파 방송사 모두에 홍보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협의한 뒤 결정한 것"이라며 "한국방송은 전국 방송이라 포함시켰고, SBS보다 MBC의 전체 시청률이 떨어지는 데다, 적당한 시간대에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도 찾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MBC는 "공익 캠페인의 전국 방송이 가능할 뿐 아니라, 5월부터 5~6주 동안 전체 시청률도 1위였고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광고도 할 수 있었다"며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는 사황.
게다가 이러한 편향 집행에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는 정황도 제기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청와대에 정책광고 집행 계획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쪽 제안을 받았다"고 밝힌 것. 그러나 청와대 홍보기획관실 담당자는 "홍보를 균형 있게 하고 있는지 살펴보긴 했지만, 특정 매체에 광고를 내라고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곽정숙 의원은 "신종 플루 예방법조차 특정 매체 시청자는 몰라도 된다는 것이냐"며 "온 국민이 알아야 할 사안을 홍보하는 것까지 정부가 입맛대로 매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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