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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 김남주도 검찰은 못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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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 김남주도 검찰은 못 당해!"

사상 초유의 작가 체포 사태에 방송4사 작가 분노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SBS, 교육방송(EBS) 등 방송 4사 작가 70여 명이 28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 모여들었다. 방송 4사의 작가들이 모여 대외적인 연대 활동을 하는 것은 각 사에 구성작가협의회가 생긴 이래 초유의 일로 역시 초유의 사태인 검찰의 방송작가 체포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은 28일 새벽 0시께 지난해 MBC <PD수첩>의 광우병 편을 제작한 조능희 전 CP, 송일준PD와 김은희 작가, 이연희 작가를 일제히 체포했다. 지난달 초 검찰이 광우병 편 메인 작가인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과 전화 통화 내용을 압수 수색했을 당시 "인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던 작가들은 작가의 체포 소식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검찰은 MB '내조의 여왕'"

신민정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 대표는 "김은희 작가는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에는 귀를 기울이겠지만 비판을 받은 사람이 권력을 이용해 보복한다면 끝까지 맞서겠다고 했다"면서 "우리는 작가실에서 함께 밤을 새며 원고를 쓰던 동료 작가가 끌려가는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그램과 글로서 존재해야 할 작가들이 글에 나서게 된 것은 김은희 작가의 체포가 한 개인의 일이 아닌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작가라면 누구에게라도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결코 김은희, 이연희 작가가 외롭게 싸우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작가들은 "검찰은 MB 내조의 여왕?", "사상 초유의 작가 체포 대한민국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MB 생각대로 검찰, 비비디바비디부", "난 광우병이 위험하다 말렸을 뿐이고 그러다 잡혀갈 뿐이고" 등의 피켓을 들고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의 성명을 읽은 박수진 MBC 구성작가협의회 부회장은 회견문 낭독 도중 잠시 목이 메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방송작가를 긴급체포한 검찰의 야만을 대한민국 역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김은희 작가와 이연희 작가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 "검찰은 MB 내조의 여왕" 등의 피켓을 든 방송 4사 작가들이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프레시안

"검찰은 퇴출1위, 구조 조정 1순위 공무원"

<PD수첩> 제작진을 무더기 체포한 검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김순기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검찰도 공무원이다. 퇴출 1순위, 구조조정 1순위 공무원이다. <PD수첩> 수사의 본질은 정권과 검찰 공무원이 언론을 협박해서 손밑에 두고 싶다고 하는 것이다. 언론인은 구속당해도 무릎꿇지 않을 것이다. 언론 자유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이명박 정권 취임 이후 <PD수첩>은 언론 탄압의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정치적 배경이 없다면 21세기 민주사회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PD수첩> 제작진 체포는 명백한 정치수사"라고 비판했다.

김정대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검찰 내부에 양심과 정의가 있는 검사가 있다면 정권의 시녀를 자처해 언론 장악을 앞장서는 수뇌부를 비판하고 토론과 논쟁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어느 누구도 투사가 되기를 원하지 않으나 촛불 1주년을 앞두고 검찰이 정권의 주구가 되어 언론인을 투사로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익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장은 "이 자리에 서니 30여 년전 독재정권으로 돌아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면서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탄압한 정권 치고 끝까지 간 정권은 없다. 국민들은 독재정권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봄이 왔으니 촛불이 타올라 검찰을 규탄하고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야욕을 저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희 한국PD협회장은 "검찰이 PD와 작가까지 잡아갔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21세기 웃지못할 언론 탄압을 자행해 전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작가와 PD를 포함한 전국의 언론인, 시민, 작가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 김영희 한국PD협회장과 박수진 MBC 구성작가협의회 부회장이 검찰에 항의서한과 성명을 제출하고 있다. ⓒ프레시안

기자회견 직후 이들은 검찰에 전국 PD 859명이 참여한 규탄 서명과 방송작가 236명이 서명한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의 항의 서한을 검찰청에 전달했다. 이들은 <PD수첩> 제작진을 체포·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전현준)에 직접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이들이 "수사 중"이라며 나올수 없다고 거절해 민원실에 서류를 전달했다.

"봄바람 맞으며 오래 걷겠다"던 김은희 작가

한편, 검찰에 체포된 김은희 작가는 체포되기 직전 MBC구성작가협의회 홈페이지에 "저, '퇴근'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김 작가는 '제작 복귀' 선언 이후의 소감을 전하면서 "하루종일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회사를 나가면 맨 먼저 거리를 걸으려고 합니다. 저, 걷는 거 무지 좋아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봄바람을 맞으며 오래오래 거리를 걸으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면,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목욕가운을 입을 겁니다. 따뜻한 가운을 입고 거울을 보며 로션을 발라야겠습니다. 그리고 잠들기 전까지 음악을 들으려고 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은희 작가가 체포된 이후 작가들은 "소식을 듣고 나서 이 글을 읽었더니 속상한 마음이 몇배로 불어난다", "'내일 뵙겠다'는 말씀이 이렇게 절절하게 다가올 줄 몰랐다", "지난밤 통화에서 '설마 12시가 다 되어가는데 검찰도 양심이 있으면 이 밤 넘기고 내일 아침쯤 오지 않겠어'라고 말하고 5분도 안되서 체포를 당할지 상상도 못했다"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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