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옥경)의 이사 3명이 지난 15일 엄기영 사장의 해암안을 이사장에게 제출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MBC 기자회는 제작거부 투쟁을 16일 종료했지만 방문진 이사들이 엄기영 사장 해임안을 제출함에 따라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에 따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방문진의 김정란 이사(상지대 교수)와 옥시찬 이사(전 춘천MBC 보도국장), 조영호 이사 (전 한겨레신문 전무) 등 3인은 지난 15일 오후 이옥경 이사장에게 엄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제출했다. 해임안은 열흘 이후 임시이사회릘 열어 처리하거나 오는 5월 8일 정기 이사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김정란 이사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엄기영 사장은 최근 MBC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서 민주 언론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PD수첩> PD를 검찰에 구속하는 등 신종 공안통치를 하는데 MBC와 같은 중요한 언론사의 수장이 알아서 투항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엄 사장은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에 정치적 압력이 없었다고 하는데, 그러면 더 한심한 것이다. 알아서 투항한 것 아니냐"면서 "엄 사장은 언론이 이렇게 한번 꺾어지면 다시는 회복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엄기영 사장이 이러한 내부 구성원의 반발이 있을 것을 알면서도 설득은커녕 밀어붙이면 다 될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은 민주적 리더십의 심각한 부재를 방증한다"면서 "해임안 처리 결과와 상관없이 방문진 이사로서 내가 뽑은 사장이 민주 절차에 반하는 중대한 행위를 하는 데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MBC 기자회가 신경민 앵커 교체에 반발하는 제작거부 투쟁을 16일 종료한 상황이라 과연 엄기영 사장 해임안이 이사회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해임안 가결은 방문진 이사 8명 중 과반수(5명) 찬성으로 이루어진다. 해임안을 제출한 3명의 이사 외에 이옥경 이사장을 비롯한 다른 이사들이 해임안에 동의할지가 관건이다.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처 관계자는 "방문진은 주식의 70%를 갖고있어 주주총회에 필요한 정족수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만약 이사회에서 통과가 된다면 주주총회에서도 그대로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이옥경 여성지 미즈엔 대표를 이사장으로 차병직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김정란 상지대 교수, 조영호 전 한겨레신문 전무, 옥시찬 전 춘천MBC 보도국 본부장, 구월환 전 연합뉴스 상무, 박우정 전 청주 MBC 사장, 조정구 전 충주 MBC 사장 등이 이사로 재직하고 있고 김정명 전 울산MBC 사장이 감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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