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신경민 교체, 정치적 압력 때문 아니다"

"제작 거부 사태 유감…후임 앵커 민주 절차로 선발할 것"

엄기영 문화방송(MBC) 사장은 13일 낸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교체 결정을 놓고 "앵커 교체는 뉴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것처럼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엄기영 사장은 "경영진과 사원 간에, 구성원 내부에서 일부 시각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모두가 염원하는 공영방송 MBC의 궁극적인 목표는 더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정하고 균형잡힌 방송"이라며 "후임 앵커는 이 기준에 맞춰 최선의 선택이 이뤄지도록 민주적인 절차와 과정을 거쳐 투명하게 선발되도록 하겠다. 구성원들의 객관적인 평가와 의사를 존중하고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엄 사장은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김미화 씨를 유지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내부 인력 기용 차원에서 교체 여부를 검토했지만 경쟁력 강화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제작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일단 이번 봄 개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엄 사장은 신경민, 김미화 교체를 두고 라디오 PD들이 연가 투쟁을, 기자들이 제작 거부 투쟁을 벌인 것을 두고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진행자 교체를 둘러싼 일부 사원들의 주장은 나름대로 공영성을 지키겠다는 충정으로 이해하고 싶다. 하지만 회사가 교체 여부를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에서 회사 측에 일방적인 수용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에 들어간 것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일련의 회사 정책 결정과 관련해 터져나오는 의견 분출은 정당한 내부 소통을 넘어 조직의 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며 "MBC의 경영을 책임진 사장으로서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는 "봄 개편을 앞두고 검토해온 진행자 교체 문제에 대해 회사는 다각도로 판단하여 고심어린 결정을 내렸다"며 "이제 내부 혼란에서 벗어나 방송 정상화에 힘써 주기 바란다. 제작 거부에 들어갔던 사원들은 방송 현장으로 복귀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