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후 고개를 들고 있는 강경대응론과 한국·일본의 군비증강론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과감한 일괄협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에서 활동하는 한반도 연구자들의 모임인 '한반도문제를 걱정하는 학자연맹(ASCK)'은 7일 성명을 발표해 "북한의 로켓 발사와 그에 대한 과잉대응(overreaction)은 위기를 더 고조시킬 것"이라며 "역내 모든 정부는 냉정을 유지하고 한반도가 갈등의 길로 퇴행하지 않도록 대화와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에는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 개번 매코맥 호주국립대 교수, 와다 하루키 도쿄대 교수 등이 70여명이 서명했다. 한국인 학자로는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문정인 연세대 교수,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교수, 이근 서울대 교수, 김용현 동국대 교수,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성명서 원문 바로가기)
ASCK는 우선 "북한은 이번에 인공위성을 발사하면서 그에 필요한 국제협약에 가입하고 관련 사항을 적절히 공지했으며 2006년 핵실험 후 나온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은 인공위성 발사의 금지를 명시하지 않았다"며 안보리 추가 제재는 적절치 않음을 지적했다.
단체는 이어 "우리는 군비확충, 한반도의 안정을 위협하는 미군의 군사훈련, 북한이 내놓고 있는 호전적인 언어 등 동북아시아에 군사주의적 분위기가 고조되는데 우려한다"며 특히 "일본은 이번 위기를 미사일방어(MD) 구축을 가속화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명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과잉대응은 북한으로하여금 미심쩍은 행동을 하게 할 뿐만 아니라 협상을 어렵게 만든다"며 "제재를 말하는 것은 대화를 막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6자회담 참가국들이 9.19 공동성명과 2.13합의 등에서 약속한 사항들을 이행하는 한편으로, 비핵화뿐만 아니라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관계 정상화, 북한이 세계경제와 평화체제에 통합될 수 있는 로드맵 등 보다 포괄적인 조치(engagement package)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비확산에만 초점을 맞추는 협상은 성과 없이 시간만 길어진다"라며 "6자회담은 의제를 확대할 때만이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자협상을 포함해 대화와 교류를 위한 모든 수단이 동원돼야 하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과감한 조치들이 지금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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