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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로켓, 위성 궤도 진입 실패"…중·러는 '판단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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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로켓, 위성 궤도 진입 실패"…중·러는 '판단 보류'

韓 "2·3단계 같이 떨어져"…"北몸값 낮추기' 분석도

북한이 5일 발사한 인공위성의 지구 궤도 진입 여부에 대한 미국의 판단은 '실패'였다.

미군 북부사령부(USNORTHCOM)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북미방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와 미 북부사령부 관리들이 북한 미사일의 1단계 추진체는 동해로 낙하했으나 나머지 추진체와 탑재물은 태평양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미 북부사령부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이 성명에서 "어떤 물체도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으며, 어떤 파편도 일본에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북부사령부는 또 자신들과 NORAD는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북미 혹은 하와이에 위협이 되지 않았으며 이번 발사에 맞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격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한 것이다.

"비행 거리 길면 북한 몸값만 올라가"

미군의 이같은 판단은 이날 인공위성 발사 4시간 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국가우주개발전망 계획에 따라 운반로켓 '은하 2호'로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2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

미국은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때에도 인공위성임을 인정했지만 지구 궤도 진입은 실패했다고 확인한 바 있다. 북한은 당시에도 궤도 진입 성공을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2단계 추진체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3100km 떨어진 태평양에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광명성 1호 당시의 1550km 보다 2배 먼 것이다.

이에 따라 설령 미국의 주장대로 위성의 궤도 진입에 실패하고 2,3단계 추진체가 모두 태평양에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군사적으로는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2배가량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전직 고위 외교안보 당국자는 "궤도 진입에 성공했거나 추진체의 비행 거리가 길면 그만큼 북한의 몸값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따라서 그에 대한 미국의 주장은 향후 북한과의 협상 때문에 정확한 것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2·3단계 추진체 한꺼번에 태평양에 떨어져"

미국의 이러한 판단은 한국 정부의 판단으로 이어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로켓의 2단계와 3단계 부분이 한꺼번에 태평양에 떨어졌다고 미국 측이 평가했다"며 "그러므로 궤도에 올라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2·3단계 로켓의 낙하지점에 대해서는 "당초 예상보다 짧았다는 것 같다"면서도 "구체적인 위치는 더 파악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단계와 3단계 로켓의 분리 여부와 로켓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들어왔는지 여부, 실패원인 등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사는 실패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과시했다고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평가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같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계속 문제시한 것은 북한의 로켓이 위성인지 미사일인지나 성공하는지 실패하는지가 아니라 북한이 계속 탄도미사일 기술을 개발하고 시험하는 것"이라며 "발사가 실패했지만 정부는 안보리 결의 채택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위성 발사를 시도한 것이 분명하나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실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1~3단계 탄체가 모두 해상에 (탄착하거나) 추락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2단계 탄착지점은 (북한이 예고한) 위험지역에 미치지 못한 지역이라는 게 1차적인 판단이고, 3단계 탄착지점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전문가 검토 더 필요"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판단은 신중하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외교위원장은 "물론 (북한의) 로켓이 탄도미사일 비행 궤도를 시험했거나 다른 비밀 시험을 수행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오직 군사전문가들만이 그것을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의 공식 판단은 나오지 않았다. 안드레이 네스테렌코 외무부 대변인은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상황은 군사 전문가들의 검토가 요구되는 일로 러시아는 전문가 검토 후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인공위성 궤도 진입에 관한 성패에 대한 판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의 홈페이지에는 북한이 위성발사의 성공을 선언했다고 보도한 기사가 주요 기사로 올라 있어 북한의 발표 내용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오바마, 대북 비난 목소리는 높지만 구체성은 떨어져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행한 연설에서 "지금이야말로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응'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라고 북한을 강력히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로 사용될 수 있는 로켓을 시험 발사함으로써 다시 한 번 규칙을 위반했다"며 "이같은 도발은 유엔 안보리 차원의 행동뿐 아니라, (미사일과 같은) 무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우리의 단호한 행동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규칙에는 구속력이 따라야 하며, 규칙 위반에 대해서는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면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금이야말로 강력한 '국제적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어조가 강력함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대응'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나오지 않았다. 유엔 안전보장위원회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추가 결의안이 나오기 어렵다는 현실, 북한과 협상 국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가졌다는 통화 내용에서도 미국의 고민과 입장은 드러난다.

두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이번 발사와 상관없이 6자회담은 지속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시티>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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