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용산, '차세대 강남'은 꿈이었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용산, '차세대 강남'은 꿈이었나

경제위기에 '초고층 빌딩의 저주' 스멀스멀

'차세대 강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서울 용산 일대가 부동산 거품 붕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총사업비 28조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는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코레일(옛 철도공사)로부터 사업부지(용산 철도정비창)를 8조원에 매입한 ㈜용산역세권개발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사실상 중단으로 중도금 8000억원을 납부기한인 31일까지 내지 못하게 됐을 뿐 아니라 2년간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용산국제엄무단지 조감도. ⓒ뉴시스

3.3㎡당 7418만원으로 철도정비창 부지를 매입한 ㈜용산역세권개발은 지난해 계약금 4000억원과 1차 중도금 4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을 콘소시엄이 마련한 1조원의 자본금으로 코레일 측에 납부했지만, 중도금부터는 금융권 PF로 마련할 계획이었다.

PF 중단으로 자금 조달 차질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시장 경색으로 PF 자금 조달은 언제 가능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용산역세권개발은 "코레일과의 협약서에 '국내외 금융시장에 중대한 혼란이 있을 경우 토지대금 지급 일정 등 협약내용을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면서 올해 중도금과 내년 중도금 8000억원의 납부시한을 2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일대 56만6800㎡(약 17만평)를 국제업무시설과 유통·주거·문화시설 등이 결합된 국제 비즈니스 중심지로 조성하는 초대형 부동산개발 프로젝트다.

하지만 코레일 측은 납부 연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법적 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일각에서는 용산도 '초고층 빌딩의 저주'를 피해가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불길한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초고층 빌딩의 저주'란 통상 부동산 거품 붕괴 직전에 세계적인 초고층 빌딩 건립계획이 세워지고 이 빌딩 완성 전후로 부동산 거품 붕괴가 도래한다는 속설이다. 세계 3위권의 150층(620m) 랜드마크 빌딩을 용산국제업무단지에 세우겠다는 계획은 바로 이 속설을 증명할 상징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용산역세권개발 계획이 수립된 초기부터 있었다.

2015년경 초고층 빌딩 완공 계획 집중

코레일은 지난 2007년 11월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이 사업에 대한 지분도 29.9% 갖고 있다. 용산 국제업무단지는 오는 2011년 착공해 2016년 완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자금 조달 계획과 고분양가에 기초한 개발이익 기대는 이미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부동산 거품 붕괴가 가시화될 경우 사업 연기는 물론,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555m 높이 112층의 제2롯데월드와 세계 2위권인 640m 높이 133층의 상암동 서울DMC도 '초고층 빌딩의 저주'를 피해가지 못할 후보군으로 벌써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이들 초고층 빌딩들을 비롯해 100층이 넘는 건물 10개 안팍이 공교롭게도 2015~2016년에 완공을 목표로 집중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이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재추진아 의문시될 정도로 일단 무산된 상태인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도 속출하고 있다. 인천 청라지구내 중심상업지구 프로젝트, 월드트레이드센터(WTC) 건립, 포천 '에코-디자인 시티' 등이 투자자 모집에 실패해 무산됐으며, 광교 신도시내 비즈니스파크도 사업 진행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고양 한류월드, 송도 동북아무역센터 등도 자금난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됐다.

인천 검단 신도시, 부산 영도 태종대권 개발사업, 충북의 차이나월드 조성 사업, 천안 복합테마파크 조성, 무주 관광기업도시 등도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2년쯤 뒤에는 프로젝트가 재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지만, 고분양가를 전제로 한 개발사업은 근본적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들이 적지 않다.

지난 2005년 서울시가 평당 60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매각한 뚝섬 상업지구 아파트 개발사업은 상징적인 사건이 되고 있다. 이 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평당 4000만원의 고가의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토지를 매입했던 사업주체들이 자금 조달 차질이나 사업상 악화로 곤욕을 치르며 프로젝트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