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가 27일 "<PD수첩>은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며 검찰 수사를 압박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승수 총리는 제주 서귀포 칼호텔에서 열린 외신 특별 세미나에서 "<PD수첩>은 광우병에 대해 완전히 조작된 거짓말을 해 국민을 혼란시키고 사회를 어지럽게 한 만큼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PD수첩>은 다우너(앉은뱅이) 소를 광우병에 걸린 소라고 왜곡하는 등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아 100만 명 이상이 시위를 벌이는 등 국민과 사회를 불안하게 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당사자였던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고소한 것이고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데 그간 1년을 끌어왔다. 갑작스레 법 집행을 한 것은 아니다"고 강변했다.
그는 노종면 노조위원장이 구속된 YTN 사태에 대해서도 "우리 검찰이 법을 어기지 않은 사람을 검거하고 구속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면서 "검찰이 만일 어떤 사람을 구속했다면 언론의 자유를 방해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이 문제도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검찰 "체포 영장 시한 4월 말까지 충분"
검찰은 제작진 모두에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이춘근 PD를 석방한 이후에도 강제 수사의 끈을 조이고 있는 상태. 검찰은 "제작진 5명을 마저 조사한 후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현재 체포 및 압수 수색 영장이 발부된 만큼 임의 출석과 원본 자료 제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렇지 않을 경우 나머지 PD에 대한 조사와 원본 확보를 할 것이다. 체포 영장 시한도 4월 말까지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 대한 압수 수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발언이다.
검찰은 "이춘근 PD가 조사 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했지만 제작진 이메일 및 주거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새로운 증거를 상당히 확보해 수사에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근 PD "검찰, 외부의 압력 받고 있는 것 아닌가"
한편, 이춘근 PD는 석방 직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인을 체포하는 강압수사는 원칙적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진술을 거부했다"며 "(검찰이 재소환을 한다해도) 폭력적인 수사엔 응할 수 없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 PD는 검찰의 수사 내용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수사 의뢰했던 내용들을 주로 물었다. 지난해 <PD수첩> 광우병 편과 다우너 소, 고 아레사 빈슨 양과 관련해 왜곡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많았다"면서 "(우리는) 공익을 위해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정부의 부실 협상을 지적했다. 졸속 협상을 비판했다고 정부가 명예 훼손 소송을 걸면 어떤 언론인이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강제로 체포하고 자택 압수 수색까지 한 것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검찰로서 급박한 면도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YTN이나 우리의 경우를 볼 때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면서 "외부의 압력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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